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사전에 약속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문제는 질문받지 않겠습니다. 외교에 관해서는 무슨 문제든지 질문해주시면 제가 아는 대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1일(현지시간) 뉴질랜드행 전용기 안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간담회는 당초 자유로운 질문이 오가기로 합의됐다. 청와대 기자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비롯해 특별감찰반 비위 문제 및 경제정책 등 국내 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들을 준비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국내 문제는 일절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참모들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한 기자가 ‘순방 중에 국내에서 관심사가 큰 사안이 벌어졌기 때문에 질문을 안 드릴 수 없다. 대신 준비한 것에 비해서 짧게 드리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짧게라도 제가 질문받지 않고 답하지 않겠다. 외교 문제에 집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내 현안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은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김 위원장의 답방 문제 등이 국내 현안과 관련한 본인의 답변에 모두 잠식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답변하는 순간 기사가 어떻게 나갈지 알고 계신 것으로 보인다. 하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현안 질문에 침묵한 것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더욱이 순방 기간 중 국내에서 청와대 직원들의 내부 기강 문제가 크게 불거진 상황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귀국해서 어떤 식으로든 그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