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살균·정제...특별한 물로 필러 만들죠"

메디톡스 오송 제3공장 가보니

美 FDA 관리 기준에 맞춰 설계

산단공 '지방투자보조금' 도움

올 매출 2,200억으로 급증 전망

3일 충북 청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자리한 메디톡스 제3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디톡스3일 충북 청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에 자리한 메디톡스 제3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제공=메디톡스


3일 오전 을씨년스러운 날씨 속에 기자가 찾은 충북 청주시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메디톡스(086900) 제3공장. ‘공장’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독서실을 연상시키듯 조용했다. 지난 2016년 준공된 3공장은 깔끔한 외관과 실내를 자랑하고 있었으며 공장에서 마주친 직원들은 새하얀 방진복을 입은 채 2인 1조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제3공장은 메디톡스의 주력 제품인 ‘메디톡신’과 ‘이노톡스’, ‘코어톡스’ 등의 보툴리눔 톡신과 ‘뉴라미스’와 같은 필러 제품을 생산한다. 오창에 자리한 제1공장과 오송에 위치한 제2공장 등 세 공장 중 생산량이 가장 많다. 3공장은 1년에 약 6,000억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4,000억원 규모의 필러를 생산할 수 있어 연간 캐파가 제1공장(약 1,000억원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약 600억원의 필러)과 제2공장(약 5,000억원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을 훌쩍 넘어선다. cGMP 기준에 맞춰 설계된 점도 눈길을 끈다. cGMP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으로, 국내 KGMP보다 적용범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메디톡스는 제3공장을 신축하면서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으로부터 지원 받은 12억원의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메디톡스에서 제공한 작업복 등을 착용한 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물품반입실’이었다. 이 곳은 히알루론산과 리도카인 등 필러 생산에 필요한 원료 및 자재를 보관하는 곳이다. 여기에 보관된 각종 원료는 소분 작업을 거친 뒤 전용카트에 실려 ‘칭량(秤量) 대기실’로 이동한다. 칭량을 거친 원료는 ‘칭량 후 보관실’로 다시 이동되고 여러 개의 배지에 나뉜 채 ‘버퍼조제전실’로 옮겨진다. 이 곳에서는 필러가 되는데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며, 다음 단계인 ‘혼합·반응전실’에서는 히알루론산을 배양기에 넣어 젤리처럼 쫀득하게 만든다. 이후 ‘투석준비전실’에서는 삼투압의 농도를 사람 몸속의 농도와 비슷하게 만드는데, 이때 필요한 투석액은 이틀마다 교체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료는 ‘미분쇄전실’을 거쳐 사람의 몸에 투여될 수 있도록 아주 작게 갈아주는 미분쇄 작업을 하며 ‘충전실’로 옮겨진 뒤 주사기에 충전돼 완제품 형태를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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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볼 수 있는 필러의 형태를 갖췄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제품을 완성한 뒤에는 ‘제품멸균실’에 들어가 멸균 작업을 거치고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물품반출실’을 거쳐야만 공장 밖에 나가 병원으로 옮겨질 준비를 마친다. 특히 메디톡스는 완제품을 멸균하는 작업 이전에 ‘멸균준비전실’에서도 주사제 등 필러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각종 용기와 도구를 멸균하는 선작업을 거친다.

필러 제작에 필요한 ‘물’도 보통 물이 아니다. 부유물질을 흡착하는 카본필터 등 정제수 제조 장치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며 연수작업과 여러 번의 UV살균, 이온 제거 과정을 거친다. 수차례의 살균 작업을 거친 정제수도 바로 주사기에 들어가 필러가 될 수는 없다. 이 정제수를 섭씨 85~90도에서 끓인 뒤 기화시켜 만들어진 증기를 찬물과 만나게 하는데, 이렇게 생성된 물방울만이 필러의 원료인 ‘주사용수’가 된다. 메디톡스가 생산한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는 미국 FDA와 유럽 의약품품질위원회(EDQM)에 등재된 히알루론산을 원료로 사용해 안전성을 더욱 강화한 필러로 총 5개의 제품라인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 2013년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800만개를 판매했는데, 현재까지 전 세계 22개국에서 시판허가를 받고 판매하는 글로벌 필러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메디톡스의 매출은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3년 39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5년 88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1,81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2,213억원, 영업이익은 7.5% 늘어난 9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신제품 개발 및 장기적인 연구·개발(R&D)을 위해 메디톡스 R&D센터를 경기도 광교에 구축했다”며 “앞으로 바이오 제약 분야의 숙련된 인재를 꾸준히 채용하는 등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을 다지는 데도 집중해 R&D 기반의 바이오제약 기업의 모범적인 행보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송=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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