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바이오시밀러 문 두드리는 국내 제약

셀트리온·삼성바이오 성공 영향

종근당, 빈혈치료제 판매허가 받아

내년중 국내판매 돌입...日 진출도

LG화학·한미약품 등 개발나서

승자독식 구조...유통망 확보가 관건

개발비 퍼붓고도 수익성 떨어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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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경쟁력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바이오시밀러의 특성상 출시시기와 출시국가가 관건이어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도 정작 수익성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빈혈 치료제 ‘네스벨’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네스벨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일본 제약사 교와하코기린의 2세대 빈혈 치료제인 ‘네스프’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약 3조원어치가 팔린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한 것은 종근당이 세계 최초다.

종근당은 내년 하반기 중으로 네스벨의 국내 판매에 돌입하는 한편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월 일본 후생노동성에 판매허가를 신청한 만큼 내년 중으로 출시가 유력하다. 종근당은 기세를 몰아 미국과 유럽 시장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 5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셉트’를 일본에 출시했다. 유셉트는 화이자가 개발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로 7월에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엔브렐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82억6,200만달러(약 9조2,000억원)가 판매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2위에 이름을 올린 제품이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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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는 희귀질환의 일종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글로벌 임상 2상을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 2012년 세계 두번 째로 개발에 성공한 뒤 국내에 출시했으며 지난해 연매출 2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헌터라제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사노피젠자임의 ‘엘라프라제’보다 효능이 뛰어나 바이오 개량신약인 ‘바이오베터’로도 불린다.

한미약품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앞서 미국 바이오기업 스펙트럼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뒤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롤론티스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암젠의 ‘뉴라스타’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5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는 있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제대로 입증받으려면 단일 시장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일본이나 동남아에 진출해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전략이지만 결국 후발주자들의 공세를 이겨내려면 바이오의약품 본고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 출시 후 곧장 유럽과 미국에 전략을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바이오시밀러는 첫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는 ‘승자독식’ 구조이기에 유럽과 미국을 겨냥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사전에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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