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수입차 '디젤'심장 다시 뛰나

디젤게이트·차량 화재사태에

수입차 디젤 점유율 20%대↓

新車 출시로 분위기 반전 노려

"유럽선 퇴출되는데…" 비판도

디젤 게이트와 화재사건으로 국내 수입자동차시장에서 디젤(경유)차가 위축된 가운데 굵직한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들이 인기 디젤 차량을 국내 시장에 대거 투입하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의 판매 점유율이 10년 전 수준인 20%까지 떨어졌는데 연말을 기점으로 다시 디젤 차량의 판매량이 뛸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수입차들은 신형으로 탈바꿈한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스포츠세단의 디젤 모델부터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디젤의 점유율 하락 추세가 한국에서만 역주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디젤 차량의 점유율은 9월(26.3%)과 10월(22.8%)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22.4%) 수준까지 하락한 수치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이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연비를 속인 ‘디젤게이트’가 터지기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점유율은 68.8%에 달했다. 디젤게이트 이후에도 세계 주요국가와 완성차 브랜드들이 디젤 차량의 퇴출을 잇따라 밝혔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디젤 차량의 판매 점유율이 50%에 달했다. 하지만 7월 디젤 엔진을 단 BMW의 배기순환장치의 결함으로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자 디젤 차량의 점유율이 20%대로 급락했다.



0415A13 수입차



지난 9월부터 우리 정부가 시행한 새로운 배기가스규제인 국제표준시험방법(WLTP)도 디젤차의 공급을 누른 요인으로 꼽힌다. WLTP가 적용되면 시험주행 시간과 거리, 평균속도가 늘어나고 감속·가속 상황이 늘어나 기존에 판매하던 디젤 차량도 새 규제에 맞춰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 올 9월과 10월은 각종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장착하고 인증을 받는 시기와 겹친다. 수입차 업체들은 새 인증을 받느라 디젤차를 팔 수 없었던 셈이다. .

하지만 업계는 이달부터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차량의 점유율이 급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9월과 10월 대부분 새 인증을 마친 수입차 업체들이 내년 상반기까지 인기 모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벤츠가 인기 모델인 C클래스 페이스리프트에 이어 풀체인지된 4도어 쿠페 CLS 모델의 판매를 시작했고 내년 중형 SUV GLE를 내놓는다. BMW 역시 새 SUV 라인업에 X2, 신형 X4와 신형 중형 SUV X5의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베스트셀링카 신형 3시리즈와 플래그십 SUV X7을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 여기에 아우디도 내년 국내 시장에 인기 모델인 A6와 SUV 시리즈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 새 모델을 출시할 때 디젤 차량을 우선 투입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벤츠의 C클래스 페이스리프트와 CLS는 모두 디젤부터 나왔고 BMW가 내놓을 새 SUV 모델도 디젤 위주다. 인기 신차들이 대거 출시되면 디젤의 점유율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유럽 주요국가들이 디젤차의 도심운행은 물론 고속도로 진입까지 금지하는 등 규제가 강해지면서 남는 디젤 물량을 국내에서 소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젤차 위주로 짜인 국내 수입차 시장은 아직 수요가 견조하다는 판단에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디젤 엔진을 개발하는데 5년, 수익을 거두려면 5년이 걸려 수요가 줄어든다고 생산라인을 바로 갈아치울 수 없다”며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수요가 있는 곳에 디젤 차를 판매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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