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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간만에 볼거리 '풍성'

비주얼 그 이상의 연출력이 돋보인 tvN'알함브라·남자친구'

학부모의 폭발적인 지지 받는 JTBC 'SKY캐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왼쪽부터), 남자친구, 스카이캐슬. /tvN·JTBC 제공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왼쪽부터), 남자친구, 스카이캐슬. /tvN·JTBC 제공



한동안 안방극장이 고전을 면치 못해 시청률 한파가 계속되었으나 올 연말은 비교적 따스할 전망이다.

비주얼 커플 송혜교-박보검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 ‘남자친구’와 현빈-박신혜의 증강현실 로맨스로 화제가 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tvN 작품들은 시작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학부모들의 입소문에 힘입은 JTBC의 ‘SKY 캐슬’도 연말 ‘호황’에 가세하면서 안방극장의 연말이 더욱 풍성해질 조짐이다. 이제 지상파 합류만 남았다.


◇ ‘더블유’ 때 충격, 증강현실 만나 폭발…‘알함브라’

진범에게 얼굴을 빼앗긴 오성무(김의성 분)가 얼굴 없이 돌아다니며 “수봉아”를 외치는 모습은 안방극장에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2년 전, 웹툰 속 세계와 현실을 오간 MBC TV 드라마 ‘W’(더블유)로 시청자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안긴 송재정 작가가 이번에는 게임 속 세계와 현실을 접목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돌아왔다.

유진우(현빈)는 인이어 장치와 렌즈, 두 가지 장비만으로 스페인 그라나다를 휘젓고 다니는 ‘전사’가 된다.

한 음식점 화장실에서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천장에서 검이 내려오고, 광장에서 그 검으로 적과 싸운다. 남들이 보기에는 혼자 허공에 대고 허우적거리는 것 같지만 진우의 시야 안에서는 차가 부서지고 피가 튄다.

그동안의 우려와 달리, 제작진은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제법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증강현실이 잠깐 등장하는 차원을 넘어서 드라마 전체를 견인한다는 것은 확실한 차별화 지점이다.

허공에 맨손으로 삽질을 한대도 엑스칼리버를 휘두르는 듯 멋있을 현빈과, 게임과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희주 역 박신혜 간 호흡에서는 로코의 재미도 넉넉하게 느낄 수 있다.

◇ 전복된 남녀 관계…11살의 나이 차도 극복한 ‘남자친구’

송혜교와 박보검이 예쁘고 잘생긴 건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지만, 11살이라는 나이 차는 약간의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tvN 드라마 ‘남자친구’는 베일을 벗자마자 이러한 우려가 기우임을 증명했다. 젊은 여성 시청자의 눈을 제대로 사로잡으며 시청률은 2회 만에 10%를 돌파했다.

재벌 남자와 캔디형 여자의 장애물 많은 사랑 이야기는 흔한 클리셰다. 이토록 진부한 설정은 남녀 캐릭터를 전복시켜 재탄생한다. 이는 최근 드라마 트렌드를 의식한 설정으로도 비춰진다.통통 튀는 연하남의 매력으로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연상녀가 웃음을 되찾는 과정은 ‘정해인 신드롬’을 낳았던 JTBC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닮아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사용했다면, ‘남자친구’는 아름다운 영상을 내세웠다.쿠바에서의 운명적 만남에서 피어나는 두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간질간질하면서도 따뜻해진다는 평이 다수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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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서는 두 사람 인연이 깊어지는 것을 그리자마자 두 사람 간 스캔들이 터지면서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 코미디보다 웃긴 블랙코미디의 정수…‘SKY 캐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남자친구’야 워낙 기대한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SKY 캐슬’은 시작하는지도 모르게 시작했다가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치솟은 경우다. 이 작품 1회 시청률은 1%대였지만 2회에 곧바로 4%대로 올라섰고 4회에는 7.5%까 찍었다.

자녀의 대학 입시를 놓고 대한민국 최상류층이 벌이는 치열한 입시전쟁을 담은 이 작품은 학부모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과 동시에 내 자녀의 입시도 걱정하게 만든다는 시청평이 주류를 이룬다. 그만큼 과장된 블랙코미디임에도 배경과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냈으며, 몰입감도 상당히 높다는 뜻이다.

작품 흥행 배경은 역시 짜임새 있는 구성과 하나하나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들 덕분이다.

이명주(김정난)의 죽음과 아들 영재(송건희) 가출 사건, 과거부터 이어진 한서진(염정아)과 이수임(이태란)의 악연, 서진과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의 기싸움 등은 입시를 소재로 한 이 드라마에 장르극 뺨치는 긴장감을 더했다.

그러면서도 민혁과 서진의 장녀 예서(김혜윤)가 독서토론에서 극단적인 나르시시즘적 면모를 보여주다 한 방 얻어맞는 장면, 서진의 차녀 예빈과 그의 친구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과자를 훔쳐 밟고 터트리는 장면 등에서는 블랙코미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지상파 드라마, 새 월화드라마 격돌

KBS2 새 월화드라마 ‘땐뽀걸즈’와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 형사’ /사진=각사 제공KBS2 새 월화드라마 ‘땐뽀걸즈’와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 형사’ /사진=각사 제공


지상파 드라마 또한 연말의 선물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일 월화 드라마 1위를 차지한 것은 첫 방송을 선보인 MBC ‘나쁜 형사’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나쁜형사’ 1·2회는 각각 전국기준 7.1%, 8.3%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첫방송된 KBS2 드라마 ‘땐뽀걸즈’ 1·2회는 2.7%, 3.5%를 기록했다. SBS 드라마 ‘사의 찬미’는 4.7%, 5.6%를 나타내며 지난 방송보다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원작 ‘루터’가 지닌 매력과 장르적 재미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1-2회를 19금으로 선택한 것이 탁월했다는 평이다. 감각적인 영상미와 연기력이 더해져 완성도와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정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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