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비 유흥주점에 탕진…민낯 드러낸 '휘문고 재단 비리'

명예이사장 등 9명 53억 유용

건물 관리인은 보증금 73억 횡령

명문사학으로 손꼽히는 휘문고 재단의 총체적 비리 실태가 드러났다. 50억원이 넘는 학교발전기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휘문의숙 명예이사장 등 관련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휘문의숙 소유 건물의 임대관리를 담당하던 업체 대표도 임대보증금 7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 특별감사와 함께 수사에 착수한 서울 동작경찰서는 김모 전 휘문의숙 명예이사장과 함께 아들인 전 이사장, 교장, 행정실장 등 9명을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휘문의숙 소유 대치동 W타워 임대 업무를 맡아온 ㈜휘문아파트관리 대표 신모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명예이사장 김씨 등은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휘문고등학교 강당과 운동장 등 학교 시설물을 경기도 소재의 한 교회에 대여해주고 매달 7,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수준의 임대료를 챙겼다. 이들은 임대료 수입을 포함한 학교발전기금 53억원 상당을 현금과 수표로 인출한 뒤 개인적인 용도로 유용했다. 김씨는 2006년 9월께 이사장직에서 해임된 뒤 호텔과 음식점에서 휘문고 법인카드로 2억3,000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의 아들인 후임 이사장 민모씨는 선친 묘소 관리비와 단란주점 비용으로 4,500만원을 학교법인 회계에서 탕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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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재산이 부당하게 관리된 사실도 드러났다. 민씨는 2011년 12월 학교 주차장으로 사용하던 부지에 세운 149세대 규모 도시형 생활주택 임대 관리를 등록도 하지 않은 업체 대표 신씨에게 맡겼다. 신씨는 임대보증금 73억원을 직원 개인계좌로 이체하거나 대여금 형식으로 회계처리해 개인 사업자금으로 빼돌렸다.

경찰 관계자는 “휘문고 관계자들이 명예이사장과 이사장 등 일당이 교비를 부정하게 사용했음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보이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립재단에 대한 정기 감사가 필요해 보인다”며 “경찰은 관련 기관을 통해 관련 첩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위법행위가 발생한 경우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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