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셀카를 부지런히 올린다. 여행, 쇼핑, 일, 인간관계 등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시각각 SNS에 내보인다. 타인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사람들 일명 ‘관심 종자’들이 하는 행동이다.
일본의 정신의학자 오카다 다카시(岡田 尊司)씨는 타인에게 사랑받지 못하면 견디지 못하는 ‘경계성 인간’의 심리와 인간관계를 심층 분석한 ‘경계성 인격 장애’를 펴냈다. 지난 10여년 동안 일본에서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킨 이 심리분석서가 ‘나만 바라봐’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출간됐다. 근래 들어 급속히 늘어나는 인간 유형, 즉 경계성 인간의 정체와 특징, 현상과 대처법 등을 전문가적 관점에서 기술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타인의 관심을 바라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향이 심해지면 병이 되기도 한다. 사소한 일에 상처받거나 과도하게 불안하여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감정 기복 역시 극과 극을 오간다. 무망감에 사로잡히고 때로는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사소한 이유에도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과도한 행동을 한다. 또한 객관적으로 능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생각해 자해하거나 심지어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경계성(境界性)’이라는 용어는 1938년에 처음 등장했다. 미국 정신 분석가인 아돌프 스턴(1879~1958)은 신경증과 정신병 경계선이라는 의미로 이 말을 사용했다. ‘경계성 인간’은 이를테면 ‘보더라인 그룹(border line group)’으로, 자기애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경우, 일반인의 2%, 정신과 외래환자의 11%, 입원환자의 19%가 이 경계선 인간의 진단 기준에 해당하며 일본도 수치가 비슷하다. 여성이 남성보다 네 배가량 많다”고 말한다.
경계성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유기에 대한 불안감이 강하고, 대인관계가 극단적이고 불안정하며 정신없을 정도로 빠르게 감정이 바뀐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분노 조절이나 감정 조절에 미숙하며, 마음에 끊임없이 공허감을 품고 있고, 스스로가 누구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체성 인식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자신과 타자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자신의 시점과 타자의 시점을 혼동하기 쉽다.
경계성 인간의 대처요령으로는 주변 사람들이 변함없는 페이스로 변함없는 거리를 유지하며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들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중립적 태도로 공감해 주어야 한다. 경계성 인간이 일탈 행동을 보일 때는 온화하고 차분한 태도를 보이는 평정심 또한 중요하다. 당사자의 스스로의 노력 역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분법적 인지 성향을 자각해야 한다. 이분법의 함정에 빠지면 행복한 상황도 불행으로 인지해버리는데, 절망적으로 느껴지는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주변 상황이 아니라 스스로의 인지 방식을 바꾸는 게 중요함을 깨달아야 한다.
/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