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정부, 혁신 성장 공격적 역할 해야"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기자간담

"말로만 말고 생태계 적극 지원을"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말하고 있지만 ‘소득주도성장’에 모든 게 묻혀서 세 가지가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날카롭게 정책을 입안하고 보다 세부적·안정적으로 정책을 실행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을 넘어 많은 것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내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정부와 행정부처가 자성하고 새롭게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안건준(사진) 벤처기업협회장이 4일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혁신 성장을 성공적으로 일궈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신발 끈을 고쳐매고 벤처 생태계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승차 공유 서비스 등을 예로 든 안 회장은 “기득권 세력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복잡하게 얽힌 이해 관계는 결국 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풀어낼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일본가 중국·러시아·미국 사이에서 꿋꿋하게 대북 정책을 잘 펼치고 있는 것처럼 경제 분야에서도 판을 뒤흔들 정도로 용기 있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아쉽게도 지난 1년 7개월 동안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초기 스타트업 뿐 아니라 기업 성장(Scale-up)에 관심 두는 점은 매우 바람직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의 생태계 발전 속도는 너무 빠르다”며 “지금은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경쟁자들이 더 앞서 나가면 우리는 멈춰서 있는 것과 다름없다”며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주문했다. 이어 규제개혁에 대해서도 “9년간 새로 생긴 규제가 1만개에 이르지만 전 정부부터 현 정부까지 없앤 규제는 900개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혁신성장은 단순히 돈을 뿌린다고 되는 일이 아닌 만큼 정부가 좀 더 거시적이고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협회 이사단인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 이승도 지식시스템 대표, 최백준 틸론 대표를 비롯해 벤처스타트업위원회 소속인 강성지 웰트 대표, 오상훔 럭스로보 대표 등도 참석해 기업인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이날 협회는 한 해 동안 진행한 다양한 사업 성과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지난 2월 벤처정책 자문단을 출범시킨 이후 회원사를 대상으로 정책자금 활용 및 금융지원 정책 설명회 등을 개최한 협회는 하반기에는 우수벤처기업 IR행사와 벤처천업기업 기념식 등을 통해 벤처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특히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선정된 벤처천억기업은 총 572개로 전년에 비해 11.5%(59개사) 증가했으며 이들의 총 매출은 130조원, 고용인원은 21만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수민·김연하기자 noenemy@sedaily.com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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