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집값 올라도 소비증가 미미…청년은 허리띠 더 졸라맨다

집값 1%p 오르면 유주택자 소비 0.02%p↑ 그쳐

고령층 주택보유 확대·노후대비 탓에 소비 안해

최근 고령층 주택보유가 늘고 청년층 소비도 둔화됨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소비가 증가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지투데이최근 고령층 주택보유가 늘고 청년층 소비도 둔화됨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소비가 증가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최근 한국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소비 증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주택보유가 늘어나며 ‘부의 효과’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청년층 소비도 큰 집으로 옮겨갈 자금을 모으느라 둔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은 6일 조사통계월보에 발표한 ‘주택자산 보유의 세대별 격차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 논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 조사국 이승윤 과장과 최영우 조사역 등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KLIPS)의 가구수준 미시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한국 주택가격이 주택보유 가구 소비에 미치는 영향(탄력성)은 0.020이라고 분석했다. 집값 상승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소비증가율이 약 0.02%포인트 커진다는 의미로, 집값이 하락할 때도 소비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미국(0.050)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꼴찌에 가까운 수준이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탄력성이 0.021로 중·장년층(0.034)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후대비와 상속·증여 의향으로 집값 상승에 따른 잠재적 이득에 따라 소비를 늘리기보다는 유보하려는 경향을 가지기 때문이다. 39세 이하 청년층은 -0.002로 유의미한 효과가 없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상환으로 유동성 제약이 크고 미래 주택확장 계획으로 저축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아파트 자가 거주자만 대상으로 한정하면 탄력성이 0.040으로 훨씬 높았지만 연령대별 흐름은 거의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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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고령층의 주택자산 보유가 늘어나면서 집값이 뛰어도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봤다. 2013∼2017년 세대별 주택보유 구조에 따르면 고령층은 361만 가구에서 464만 가구로 증가해 비중이 4.8%포인트 늘었다. 금액 기준으로도 고령층 비중은 4.6%포인트 올랐다. 고령층은 거주 주택 외 보유주택 자산 규모와 비중도 큰 폭으로 뛰었다. 노후대비를 위해 임대목적 주택 투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주택가구는 집값이 오르면 소비가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다. 집값 상승률이 1%포인트 확대될 때 소비증가율이 0.246%포인트 내렸다. 특히 청년층과 고령층에서 각각 -0.448과 -0.495로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들은 소득과 고용여건이 취약함에 따라 주거비용 증가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주택 청년가구 평균 전세 보증금은 2013년 9,400만원에서 2017년 1억2,600만원으로 늘었다. 연구진은 “집값 상승이 전체 가구의 44.1%에 달하는 무주택가구 소비를 구축해 마이너스 자산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무주택가구 분석에는 지역별 주택매매가격지수를 활용했기 때문에 개별 가구가 인식하는 가격 변동폭과 그에 따른 소비제약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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