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백만 백수시대' 해결책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 요새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절반이 백수가 된다는 얘기가 있다. 언론에서는 ‘100만 백수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오로지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달려온 아이들로서는 참으로 암담한 일일 것이다.

미국에서 직업소개업(head hunter)을 오랫동안 해온 지인이 해줬던 말이 크게 와 닿는다. 미국에서는 연 약 8만5,000명의 고급인력을 해외에서 취업비자로 초청하는데 그 숫자 중 대부분이 인도에 할당되고 한국 학생들에게는 기회가 많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력서상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학력과 경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이유가 뭘까. 이력서에 나와 있는 실력만큼의 성취를 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잘못된 방향의 높은 교육열이 오히려 많은 인재들을 경쟁력 없게 만든다. 한국의 교육은 아이를 홀로 서지 못하게 한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궁금증을 계속해서 없애기 때문이다. 자기 영역을 혼자서 넓혀본 적이 없는, 스스로는 어떤 모험도 감행해본 적 없는 학생들이 자라면 웃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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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한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자식 교육에 큰돈이 들어 노후 대비를 할 여력이 없다고 한다. 그때마다 나는 사교육비에 돈을 쓰지 말고 그 돈으로 주식을 사라고 말했다. 그러면 다들 웃고 만다. 과외 할 돈으로 주식을 사라고 했을 때 열광하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내 설명에 십분 동의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부모들도 실제로 사교육비를 포기하지 않는다.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거의 모든 학생이 선행학습을 받는 문화, 거기에 주식이 투기라는 편견이 있는 문화에서는 사교육비를 주식에 투자하라는 것 자체가 도박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실천하지 않으면 변화가 있을 리 없다. 사교육비는 그 금액에 비해 가치가 없는 투자다. 한 학교에서 1,000명의 아이가 사교육을 받는다 해도 명문 대학에 가는 숫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아무리 막대한 돈을 오랜 기간 들여도 실패할 확률이 성공할 확률보다 훨씬 높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남들이 들이는 사교육비를 주식에 묻어둔다면 아이가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될 때쯤 큰돈이 돼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당신의 노후자금으로도 쓰일 수 있고 자녀의 창업자본으로 쓰일 수도 있다.

공부가 정말 좋아서 부모가 하지 말라고 말려도 공부하겠다는 학생이 아니라면 그 돈으로 아이에게 많은 가능성을 선물해주는 것이 몇 배 갚진 일이다. 사교육비로 주식이나 펀드를 아이들과 같이 투자한다면 그 아이들의 경쟁력은 새벽1시까지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년까지 열심히 일한 부모도 편안한 노후를 즐길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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