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7년 이상 끌어오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 사업도 본격화됐다. 최근 신 회장이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하면서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한동안 위축됐던 롯데그룹의 글로벌 투자도 활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에 건설되는 롯데케미칼(011170)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기공식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 2011년 신 회장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을 예방하면서 처음 논의된 후 이듬해 롯데그룹이 50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식화됐다. 하지만 그동안 부지 매입가격 협상과 용도제한 문제 등으로 지연됐다가 지난해 부지 매입을 끝내면서 재개 움직임을 보였다. 그리고 올해 부지조성공사가 시작되면서 신 회장의 구상이 7년여 만에 현실화됐다. 롯데그룹은 내년 중 건설사 및 대주단과의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나프타분해시설(NCC)과 하류 부문 공장 등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해 오는 2023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하면서 글로벌 경영도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롯데의 사업 현황을 설명하는 한편 현재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기공식에서도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며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시간을 끌어왔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롯데그룹 내에서의 롯데케미칼과 화학 부문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해마다 2조~3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계열사지만 그동안 호텔롯데 계열로 분류돼 있어 그룹 중심에서 한발 비켜서 있었다. 하지만 최근 롯데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롯데지주회사 체제에서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롯데케미칼은 또 신 회장이 경영 수업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이번 인도네시아 출장에 유통·화학·식품·호텔 및 서비스 BU 중 화학 부문의 허수영 부회장만 동행한 것도 신 회장이 이 분야에 쏟는 관심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