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경찰서 과학수사대원들이 10일 택시 안에서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최모씨의 택시를 경찰서로 견인해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카풀(차량공유)’ 서비스 도입을 반대하던 택시기사가 국회 앞에서 분신해 숨졌다. 카카오가 이달 중순부터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와중에 분신사망 사고가 발생해 사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0일 오후2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최모(57)씨가 택시 안에서 분신 후 화상을 입고 인근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오후2시49분 숨졌다고 밝혔다. 최씨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부 소속으로 평소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 입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후1시59분께 조수석에 휘발유 통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싣고 국회 정문 앞에 멈췄다. 그러나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검문하려 들자 최씨는 여의2교 방면으로 도주하던 중 운전석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했다. 경찰은 즉시 소화기로 화재를 진화한 후 인근 한강성심병원으로 최씨를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택시노조의 한 관계자는 “최씨를 비롯해 많은 택시기사가 카풀 서비스 시행을 두고 생계 문제 등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한다”며 “특히 최씨는 ‘분신이라도 해야지 이러다 택시 다 죽는 거 아니냐’고 연맹 위원장에게 따져 물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를 오는 17일부터 정식 운영하겠다고 지난 7일 밝혀 택시 업계에 반발을 샀다. 택시 업계는 이달 7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카카오 카풀 서비스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국회에 자가용 영업행위 근절을 위한 법률안 즉각 의결을 촉구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