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잘나가간다 싶더니...오토론 '급제동'

당국, 보증보험 비율 80%로 축소

銀 "가계대출 막고 또 개입"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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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중은행 자동차 대출(오토론)에 대해 금융당국이 보증비율을 강화하는 등 급제동을 걸고 나섰다. 오토론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들이 오토론을 실행할 때 쓰는 서울보증보험 보증비율을 100%에서 80%로 축소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은행들이 오토론 보증에 기대 부실 리스크는 지지 않고 수수료만 챙기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대출금 대비 보증비율을 기존 100%에서 80%로 낮추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금의 100%를 보증하기 때문에 은행은 리스크를 전혀 지지 않고 수수료 수익을 거둬가는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보증비율을 기존 100%에서 80%선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론의 경우 차주가 부실이 나더라도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은행은 대출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다. 은행이 부담해온 보증료 역시 대출금리에 전가해 차주가 부담하기 때문에 은행은 수수료 차익만 챙기면 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보증비율을 축소하면 은행이 부실 리스크를 일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대출하는 데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오토론 대출을 확대하면 할수록 대손충당금을 그만큼 더 쌓아야 하고 손실에 대비해 대출 가산금리도 높여야 하는 만큼 시장확대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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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오토론 규모는 지난 2017년 말 2조5,000억원에서 11월 말 5조1,700억원으로 1년 새 두 배나 껑충 뛰었다. 특히 8월부터 4개월 만에 1조원이 증가할 정도로 급성장세를 구가했다. 신한은행이 프로야구 공식 후원을 맡으며 마이카 대출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했고 KB국민은행 역시 매직카 대출로 경쟁에 가세한 결과다. 하나은행은 ‘1Q오토론’, 우리은행은 ‘위비 모바일 오토론’, NH농협은행은 ‘NH간편오토론’ 등을 내세워 시장선점 경쟁을 해왔다. 특히 금융지주 내 은행들은 계열사인 카드사와 캐피털사 등과도 오토론 경쟁을 펼쳐왔다.

오토론 시장 점유율은 캐피털사가 85%로 압도적이고 카드사 10%, 은행 5% 정도다. 은행이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시장잠식 속도만 놓고 보면 기존 캐피털사와 카드사를 위협할 수준이다. 오토론 시장이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그만큼 은행의 수익원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으로 은행이 새 수익원으로 오토론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며 “전세자금대출처럼 리스크 부담이 없어 대출을 확대해온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보증비율을 축소하면 오토론 대출 성장세도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2금융권인 카드사나 캐피털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금리여서 같은 신용등급이면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낮아 경쟁력이 높아진 것일 뿐”이라며 또 다른 시장개입이 될 수 있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황정원·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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