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차량공유)’ 서비스 도입을 반대하며 국회 앞에서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최모(57)씨의 유서가 공개됐다. 최씨는 카카오의 카풀 시행이 불법이라며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김택환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유서를 10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 한강 성심병원 앞에서 공개했다. 최씨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석희 JTBC 대표 앞으로 남긴 2통의 유서 중 일부 내용이 공개됐다.
최씨는 이 대표 앞으로 ‘민주당 정부에 바란다’는 제목으로 유서를 남겼다. 그는 유서를 통해 ‘전국택시노동자연맹은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본인)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두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또 한국노총 측에 ‘카풀 서비스가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길 바란다’며 강력 투쟁을 촉구했다.
손 대표 앞으로 보낸 ‘카풀’이라는 제목의 유서를 통해 최씨는 “불법 카풀을 근절해야 한다”며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택시 근로자들을 위해서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남겼다.
김 사무처장에 따르면 최씨는 분신하기 전 자필 유서 2통을 국회의사당 국회2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한 시위자에게 1만원을 주고 맡겼다. 그는 “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전달해달라”고 1인 시위자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최모(57)씨가 택시 안에서 분신 후 화상을 입고 인근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진 사건이 벌어졌다. 최씨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부 소속으로 평소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 입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노조의 한 관계자는 “최씨를 비롯해 많은 택시기사가 카풀 서비스 시행을 두고 생계 문제 등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한다”며 “특히 최씨는 ‘분신이라도 해야지 이러다 택시 다 죽는 거 아니냐’고 연맹 위원장에게 따져 물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일 카카오 카풀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오는 17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혀 택시 업계의 반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