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부산에서 인명사고를 내지 않았어도 음주운전을 할 경우, 과거와 다르게 불구속 수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부산의 한 의사도 면허취소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91% 만취 상태로 하루에 두 번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돼, 구속영장 발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부산지검은 음주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중대한 사고를 내거나 상습 음주 운전자에 대해 예외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이 예외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경우는 기존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나 누범기간 중 다시 음주운전을 범했을 때, 음주운전 전력이 4회 이상(최근 3년 새 2회 이상)이거나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일 때가 해당한다.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면 피해자 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단순 음주운전이라도 무조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는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또 위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첫 음주운전이라도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음주 사고 예방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대상이 아니어도 음주운전 전력 2회 이상, 기타 음주운전 전력이 있거나 무면허로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인 상태로 운전한 자에게는 정식 재판을 청구해 징역형을 구형할 예정이다.
또한 검찰은 재범 위험성이 높은 음주 운전자 차량은 법원에 몰수 신청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재판에 불출석하는 피고인에 대해서는 재판부에 구속영장 발부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기로 했다. 수사 단계에서 소환에 불응하는 음주 운전자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들어 부산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건은 총 7,453건(인명사고 422건, 단순 음주운전 7,031건)이었고, 이중 구속영장이 청구된 경우는 16건(경찰 신청 10건, 검찰 청구 6건)이었다. 같은 기간 검찰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한 사건 중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된 사건은 23건이었다.
지난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운전자가 몰던 BMW에 치여 숨진 윤창호 씨 사건 이후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여전히 음주운전 재범률은 44.7%에 이르고 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