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백브리핑]임기 10개월 남겨두고…印중앙銀 총재 돌연 사임

■파텔 총재 이례적 퇴임, 왜?

자본유출 방지 매파적 정책

총선 앞둔 모디와 갈등 빚어

후임엔 전 재무부 차관 선임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10일(현지시간) 3년 임기를 약 10개월 남겨두고 돌연 사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파텔 총재는 “‘개인적 사유’로 현직에서 즉각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는 짧은 성명을 내고 사퇴했다. 인도중앙은행 총재가 임기 도중 그만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파텔 총재 이전까지 중도 퇴임한 총재는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지난 2016년 9월 취임한 파텔 총재는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그는 루피화 가치 하락을 막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올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엄격한 긴축정책을 펼쳤으며 은행 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실대출을 엄격하게 규제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파텔 총재는 흠잡을 데 없는 진실성을 지닌 철저한 전문가”라며 “우리는 그를 대단히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파텔 총재는 갑작스러운 중도 사퇴 결정에 대해 ‘개인적 사유’라며 말을 아꼈지만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공공연한 모디 총리와의 충돌이 파텔 총재 사퇴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흥국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파텔 총재의 매파적 정책이 총선을 앞두고 경기부양을 원하는 모디 총리와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FT는 그의 사퇴를 “모디 총리가 금융정책 주도권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는 인도중앙은행 이사회를 불과 나흘 앞두고 나온 것이다. 모디 총리는 자신과 연계된 이사들을 통해 중앙은행에 보다 완화적인 금융통화정책을 요구하고 있었다. 악성채무 문제를 안고 있는 공공 부문 은행들에 대한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중앙은행 준비금 일부를 활용해야 한다고도 압박했다.

한편 인도 정부는 사임한 파텔 총재 후임으로 샤크티칸타 다스 전 재무부 경제담당 차관을 선임했다.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