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인돌] "1년 내내 서울엔 인문학 꽃이 핀다"

"고인돌 강좌의 브랜드 가치 만족도 높아져"

"체험형, 심화과정 개설해 달라 요청 커져"

제 6기 고인돌 평가회 종로도서관서 열려

본지 백상硏, 서울시교육청, 강사진 등 모여

올해 성과 평가하고 내년도 개선방안 마련

중고생 '찾아가는 인문학' 강좌로 특화해 나갈 것

12일 종로도서관에서 제 6기 고인돌 평가회가 열렸다. 노영진 남산도서관 사서(윗줄왼쪽부터 시계방향), 김정애 마포평생학습관 아현분관 사서,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권현주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 주무관, 이경자 어린이도서관 사서, 정현정 다울·림 건축사무소장, 김윤아 박사, 서운택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 사무관, 장형진 물리학자 등이 평가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12일 종로도서관에서 제 6기 고인돌 평가회가 열렸다. 노영진 남산도서관 사서(윗줄왼쪽부터 시계방향), 김정애 마포평생학습관 아현분관 사서,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권현주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 주무관, 이경자 어린이도서관 사서, 정현정 다울·림 건축사무소장, 김윤아 박사, 서운택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 사무관, 장형진 물리학자 등이 평가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제 6기 고인돌(고전인문학이 돌아오다) 평가회가 12일 종로도서관에서 열렸다. 지난 3월부터 11월 30일까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2곳과 75개 중고등학교에서 인문학 강연회를 운영했던 고인돌은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가 공동으로 운영한 생애 주기별 인문학 아카데미로 2013년부터 시작했다.

한해 사업을 평가하고 미흡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평가회에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홍보를 맡았던 백상경제연구원과 강사진, 그리고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 담당자 그리고 3개 도서관 사사들이 참석해 진행상황과 보완점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서운택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사무관은 “고인돌은 사업 초기부터 학교로 찾아가는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와 꾸준하게 참가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도서관 대학 등으로 성인 프로그램은 연계해서 진행하고 고인돌은 중고등학교로 특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현주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 주무관은 “각 도서관 담당자의 협력에 힘입어 고인돌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각 지역별 교육지원청에서도 고인돌 프로그램을 학교에 연계하고자 연락이 많이 온다. 학생들에게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정애 마포평생학습관 아현분관 사서는 시간과 요일을 고정하여 고인돌 브랜드를 특화해 나간 사례를 소개했다. 김 사서는 “애오개역 근처에 대단지 아파트가 재개발되면서 인문학 강좌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특정 요일 특정 시간대로 강의를 집중해서 개강했더니 수강생 숫자가 늘어났고, 노쇼(신청하고 출석하지 않는 현상)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영진 남산도서관 사서는 “안인희 박사의 유럽 근대사 강의는 중장년층은 물론 20~30대 직장인들까지 신청해 젊은층을 유인하는 좋은 강의였다”면서 “고인돌 브랜드를 더 많이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고등학교 수준에 맞는 강사가 더 필요하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이경자 어린이도서관 사서는 “진화심리학, 기본소득 등을 주제로 한 강의가 고등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학교 교과과정으로는 들어보기 어려운 강의라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강의 제목과 강사 프로필 만으로는 강좌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만족도 조사를 분석하는 백상경제연구원 이효정 연구원은 “6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수강생 집단의 현황에 맞는 강사와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있다. 자발적·비자발적 참여, 수강생의 연령층 등을 미리 파악하고 백상경제연구원과 협의하여 강좌를 선택한다면 선택장애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교양과학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과학적 이해를 위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내년에는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과정 개설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노영진 사서는 “안인희 박사의 ‘이데올로기의 시대’ 이채훈 클래식 칼럼니스트의 ‘클래식, 시대의 맥박을 듣다’ 등 올해 개설한 프로그램에 대한 수강생들의 요구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심화과정을 개설해 달라는 것”이라면서 “역사, 음악 등을 주제로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자 하는 참가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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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과 학교의 협업이 잘 된 사례도 소개했다. 영화이론을 전공한 김윤아 박사는 “도서관 사서와 학교 담당 교사 간 연계가 잘 되어있다. 학생들이 직접 참가하도록 운영하는 대신고에서는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참가해 강의가 재미있게 진행이 되었다”면서 비자발적으로 참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일 경우 흥미를 불어넣을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고인돌 홍보영상물 UCC(User-Created Contents)를 개발하는 프로그램 등을 예로 들었다.

‘통합과학의 이해’라는 강좌로 올해 처음 고인돌 프로그램에 참가한 장형진 물리학자는 “ 과학은 과거 신·요정· 괴물 등 불가지한 존재의 영역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인간의 영역을 넓힌 학문으로 가장 인문학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쉬운 게 있다면 시공간을 두루 다뤄야 하는 물리학을 1~2 차례 강좌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비자발적으로 참가한 학생들도 재미있는 요소를 끌어내면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한 만큼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과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과학이 일상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과학적 사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을 주제로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양건축과 공간산책’이라는 주제로 올해 처음 참가한 정현정 다울·림 건축사무소장은 “학생들에게 건축을 통해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관심을 키워줄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청소년은 진로선택과 연계해서 건축에 대한 흥미와 직업인으로서 현실적인 문제점 등을 곁들여서 설명할 때 흡인력이 가장 좋다. 장래 희망과 연계해서 건축가의 전문성과 건축의 역사 등을 함께 소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운택 사무관은 “내년에는 고인돌 프로그램을 특화해 나갈 방법을 함께 고민하겠다”면서 “학부모 그리고 더 나아가 조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각 단위 도서관과 평생학습관별로 진행하는 독후감 대회 등을 고인돌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방법 등을 모색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8년 제 6기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프로그램은 SK이노베이션·한화생명·농협생명·교보생명 등의 후원으로 운영됐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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