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3일(현지시간) 오후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EU와 영국 간에 지난 달 25일 협상을 마무리짓고 비준 절차에 들어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비준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 의회에서 비준동의안이 가결되기 위해선 국경문제 안전장치 관련 합의에 대한 EU의 법적·정치적 확약이 필요하다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나머지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동의를 위해 메이 총리를 도울 용의가 있다면서도 재협상은 어렵다고 맞서 절충점을 찾지는 못했다. 다만 EU 정상들은 오는 2020년 말까지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짓도록 추진해 논란이 되는 국경문제 안전장치가 발동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했다.
전날 자신이 속한 보수당 일부 의원이 요구한 신임투표에서 승리, 정치적 고비를 넘긴 메이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영국내 상황에 대해 설명한 뒤 먼저 회의장을 떠났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영국 의회에서 합의문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안전장치’(종료)에 필요한 ‘법적·정치적 확약’을 EU 정상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메이 총리는 ‘재협상은 없다’는 EU의 완강한 입장을 의식한듯 “이번 정상회의 기간 브렉시트 합의와 관련해 즉각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상했던 대로 나머지 27개국 정상들은 대체로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을 위해 메이 총리를 도울 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정치적 선언을 가능하지만 합의문을 다시 꺼내 내용을 수정하는 재협상에 대해선 난색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