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자선과 기부는 나의 미래를 위한 투자

최성욱 통계청 차장

최성욱 통계청 차장최성욱 통계청 차장



지난 여름 폭염으로 고생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겨울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여름의 폭염은 겨울의 혹한을 부른다는 속설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는 듯하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시대에 이제 폭염과 혹한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함께 찾아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전에도 물론 겨울은 추웠다. 다만 그때는 지금처럼 방한시설이나 난방기구와 같은 대비책이 부족해 더 춥게 느껴졌을 것이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고 사흘간 혹독한 추위가 오면 나흘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다는 말처럼 동장군의 기세 속에서도 잠깐 찾아온 한낮의 따사로움으로 겨울을 버티고 이겨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3일 동안 왔던 추위가 물러가면 4일은 미세먼지가 찾아오는 삼한사미(三寒四微)가 겨울의 일상이 돼 우리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북풍이 불면 찬바람이, 서풍이 불면 미세먼지가 겨울 한반도의 대기를 뒤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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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위와 함께 연말이 되면서 거리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지고 구세군 남비도 등장해 소외된 이웃을 위한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기부문화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어 걱정이다. 통계청의 2017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기부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사대상 국민의 26.7%만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부참여율은 2011년 36.4%에서 2017년 26.7%로 9.7%포인트나 하락했다.

기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시민들의 삶 속에서 여유가 없어서일 수도 있고, 사회안전망이 튼튼해지고 복지관련 정책과 예산이 확대돼 복지의 사각지대가 많이 줄어서일 수도 있다. 복지 선진국 국민들일수록 기부에 인색하다는 말도 있다. 우리도 복지 선진국을 지향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어려운 이웃도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기부참여율이 줄고 있어 문제다.

자선과 기부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행위지만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부여하는 의미도 있다.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그것이 나를 포함한 모두의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기 때문에 기부는 나와 가족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올해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가 100도를 채우고 구세군 냄비에 사람들의 온정이 가득 채워지기를 바란다. 2019년 통계청의 사회조사에서는 다시 우리 국민들의 기부참여율이 높아진 것을 통계로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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