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제왕절개...성형...'수술후 봉합' 피부접착제로 싹~

꿰맬 필요 없어 흉터 최소화

상처 아물면 저절로 떨어지고

수술 2~3일 뒤면 샤워 가능

아이 상처 마취않고 봉합 장점도

제왕절개 '건보 포괄수가' 대상

비싼 접착제 쓰면 병원들 손해

산모들 '싼 수술' 불이익 받기도




피부를 절개하는 각종 수술을 한 뒤 실(봉합사)로 꿰매거나 스테이플러로 고정하면 아무래도 흉터가 커지거나 오래가기 쉽다.

반면 의료용 피부접착제는 피부를 꿰맬 필요가 없어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슴확대·여드름 흉터 등 성형수술이나 소아과·정형외과 수술 등에서 피부접착제를 쓰는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다. 움직임이 많은 부위인 경우 피부 안쪽 진피층을 실로 꿰맨 뒤 흉터가 생기는 바깥쪽 표피층만 피부접착제로 마무리하기도 한다.


2~3분만 지나면 실로 꿰매 7일간 봉합한 것과 동일한 인장강도(피부를 붙여주는 힘의 세기)를 보여준다. 강력한 피부용 액상접착 성분이 수술부위가 봉합될 때까지 수술부위를 완전 봉쇄해 세균 감염 가능성을 차단한다. 방수 기능이 있어 수술 2~3일 뒤면 샤워도 할 수 있다. 접착제는 수술부위가 아물 때쯤(2주 안팎) 저절로 떨어진다. 아이들의 찢어진 피부 상처 등을 마취 없이 봉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관절·척추수술 후 봉합사 대신 피부접착제를 쓰는 병원도 있다.

◇꿰매는 것보다 수술부위 감염 등 적어=복부 등을 1㎝ 안팎 절개해 복강경·로봇수술을 한 뒤 절개부위를 봉합할 때도 봉합사 대신 피부접착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제왕절개수술로 절개한 피부를 봉합할 때도 피부접착제를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산모의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우리나라는 출생아 2명 중 1명이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제왕절개는 산모의 복부와 자궁을 절개한 뒤 태아를 분만하는 수술법이다. 가로절개가 미용 면에서 유리하지만 응급수술이나 큰 절개가 필요한 경우 배꼽 아래에서 치골 위까지 세로로 절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산모는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출산 직후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한다는 점, 분만 후 복부에 생길 흉터 등을 걱정한다. 실로 봉합수술을 받은 뒤 감염 등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상처가 주변으로 확산하는 켈로이드 피부 체질의 산모라면 꿰맨 부위에 큰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제왕절개수술 후 절개한 피부를 의료용 피부접착제로 봉합하면 실로 꿰매는 것보다 감염·벌어짐 등 합병증이 적고 미용적으로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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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양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이 제왕절개수술 후 절개한 피부를 봉합할 때 피부접착제 ‘히스토아크릴(209명)’과 봉합사(208명)를 사용한 산모를 비교 조사한 결과다. 예비엄마 등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실밥 뜯으러 병원 갈 필요 없어=박 교수팀에 따르면 피부접착제 사용군의 수술부위 합병증 발생비율(3.4%)은 봉합사 사용군(5.3%)보다 낮았다. 수술 6~8주 뒤 피부 흉터의 크기·면적·단단함 등을 종합평가하는 ‘밴쿠버 흉터지수(VSS)’를 이용해 두 산모군을 비교한 결과 미용적 효과는 차이가 없었다. 상처 파열 및 감염 발생률은 비슷했고 합병증은 국소 항생제 등으로 치유됐다.

분만 후 절개부위를 실로 봉합하면 퇴원 후 봉합사를 제거하기 위해 다시 병원을 다시 찾아야 한다. 봉합사를 제거할 때 통증이 발생하고 병원과 먼 곳에서 사는 산모의 경우 봉합사 제거 지연으로 감염, 수술 흉터가 생길 수 있다.

반면 의료용 피부접착제는 수술부위가 아물 때쯤 저절로 떨어진다. 봉합사로 꿰맬 필요가 없어 수술 시간이 줄고 흉터도 적다. 방수 기능이 있어 수술 후 3일 뒤부터 샤워를 해도 되므로 피부 간지러움이 줄어든다.

박 교수는 “수술 2~3일 뒤면 샤워를 할 수 있어 산모들이 좋아한다”며 “실로 꿰맨 경우 5~10일 뒤 실밥을 뽑기 위해 외래진료를 받아야 하지만 피부접착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용 피부접착제 봉합이 최근 외과 수술에 확대되고 있지만 제왕절개수술에는 드물게 적용되고 있다”며 “미용적으로 우수하고 합병증 위험도 줄여주는 만큼 실로 꿰매는 봉합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간호사 입장에서도 실로 꿰매고 드레싱, 실밥을 뽑는 진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비용 측면에서 손해인 부분도 있다. 제왕절개수술비는 총액이 정액으로 묶여 있는 ‘건강보험 포괄수가제’ 대상이라서다. 그래서 피부접착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산모들이 많다. 피부접착제는 병원 측 구입 가격이 5만원 정도 한다. 1,000~1만5,000원가량 하는 봉합사보다 훨씬 비싸다. 저출산과 낮은 건강보험 수가(酬價·서비스 가격), 사고 위험 등으로 문을 닫는 산부인과 병·의원이 늘고 있는 마당에 사소한 것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한 문제다. 출산을 장려한다며 초음파 검사비, 난임시술비 등 지원은 늘렸지만 출산 단계에서는 산모들에게 ‘싼 수술’을 조장하고 있어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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