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과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유지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유엔 총회에 제출했다.
15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대변인 표도르 스트르쥐좁스키는 미국의 INF 탈퇴 추진으로 위기에 처한 조약을 유지하기 위해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스트르쥐좁스키는 “조약 참여 중단 절차의 실질적 개시와 관련한 미국의 일방적 행동은 INF의 미래를 위기에 처하게했다”면서 “이와 관련 러시아는 14일 유엔 총회에 INF 유지 및 준수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의안은 모든 당사자가 해당 협정을 준수하고 관련 의무 이행과 관련한 문제를 조약에 명시된 방식에 따라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트르쥐좁스키는 “러시아는 INF 유지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그것의 중단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및 군비통제 분야 국제 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87년 12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는 사거리 500~1,000km의 단거리와 1,000~5,500km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냉전 시대 미-소 군비 경쟁을 종식하는 토대가 된 조약으로 평가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러시아의 협정 준수 위반을 이유로 INF에서 탈퇴하겠다고 경고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달 4일 러시아가 INF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준수하지 않는 한, 미국은 60일 안에 조약 준수를 중단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9M729 노바토르’(나토명 SSC-8) 미사일 개발과 배치를 INF 조약 위반의 중요한 근거로 제시해 왔다. 미 당국은 러시아가 지난해 초 실전 배치한 9M729의 사거리가 2천~5천km로 INF가 금지한 미사일 범주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오히려 루마니아에 이미 전개됐고 폴란드에도 배치되고 있는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이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INF를 위반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