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내년 경제청사진 금주 윤곽-기로에 선 中] 習, 美 의식 대대적 시장개방 천명 가능성...'온중구진' 이어간다

■개혁개방 40년...내우외환 직면

1인당 GDP 155배 급증...빈곤국서 G2로 올라섰지만

美와 무역전쟁 가열·경기둔화에 중국몽 위협받을 수도

시진핑(왼쪽 네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우리의 40년’ 경축 행사장에 참석해 리커창(〃 다섯번째) 총리 등 당정지도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시진핑(왼쪽 네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우리의 40년’ 경축 행사장에 참석해 리커창(〃 다섯번째) 총리 등 당정지도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수도 한복판인 톈안먼광장과 맞붙어 있는 국가박물관은 지난달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는 박물관에는 하루종일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중국인들이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겨울 비수기지만 자금성과 함께 개혁개방 40주년 전시회가 진행되는 국가박물관 관람을 패키지로 한 단체관광 상품도 전국 각지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으로, 개방 40주년을 맞은 중국 현지의 열기는 뜨겁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개혁개방 40주년 경축장을 직접 찾아 ‘위대한 변혁-개혁개방 40주년 전시회’를 참관하고 “개혁개방 40년이 중화 대지에 천지를 감동하게 하는 위대한 변혁을 낳았다”고 자평하며 전국적 열기를 달궜다. 시 주석은 “당 중앙을 통해 개혁을 심화하고 대외개방 확대를 견지한다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반드시 아름다운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참관에는 리커창 총리를 포함해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양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치산 국가 부주석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창 골머리가 아픈 시진핑 중국 지도부는 경제는 물론 정치·사회 구조 등 중국의 전면을 바꿔놓은 개혁개방의 40돌을 맞아 관영매체는 물론 지난해 말 기준 8,956만명에 달하는 공산당원들을 총동원해 개혁개방 40주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하나 된 중국대륙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실 덩샤오핑이 1978년 12월18일부터 베이징에서 닷새간 열린 중국공산당 11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1기 3중전회)에서 선언한 개혁개방정책은 이후 40년 동안 중국 정가와 경제계에 또렷한 각인을 새기며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주요2개국(G2)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1978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3,679억위안이었지만 지난해는 82조7,122억위안으로 성장했다. 물가 상승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셈법으로 보면 중국의 GDP는 40년 동안 225배로 덩치가 커졌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비중도 1978년 1.8%에 불과했지만 2017년 18.2%로 높아졌고 이 기간 중국은 연평균 9.5%의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인민)의 삶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1인당 가처분소득은 40년 사이 약 23배 증가했고 전 세계 GDP에서 중국의 비중은 1978년 1.8%에서 2017년 15.2%로 늘어났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개혁개방 40주년을 부쩍 강조하는 데는 다른 속뜻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위기의 순간에 직면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40년간 실질경제성장률이 33.5배 커졌고 1인당 GDP는 155배 늘었지만 중국의 굴기에 위협을 느낀 미국의 강력한 견제로 중국은 대미무역 갈등이라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은 실물경제뿐 아니라 시진핑 리더십에도 적지 않은 위협으로 작용해 정권에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개혁개방 40년을 맞는 해에 내우외환이 증폭되면서 전환점의 기로에 섰다는 의미다.



당장 19일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을 의식해 시 국가주석이 적극적인 개방 확대를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달래고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안정 속 발전인 ‘온중구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 주도 성장지원 정책을 눈엣가시처럼 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제조 2025’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있어 가장 큰 난관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한 압박으로 개혁개방 40년간 연평균 10%에 육박하는 성장 속도는 지난 3·4분기 6.5%로 주저앉았고 내년에는 5%로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마저 커졌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0.0을 기록해 경기 위축 기준선에 턱걸이했다. 대표적 실물경제지표인 신차 판매량은 올 1~11월 누적판매량이 2,540만대로 지난해보다 1.7% 감소했다. 중국의 11월 소매판매액은 3조5,260억위안으로 시장 전망치인 8.8%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8.1% 증가에 그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의 개혁개방 40년을 진단하는 글에서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압력이 아니라 개혁개방정책의 심화에 따른 양보 조치로 포장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가에서는 신중국이 출범한 지 100년이 되는 오는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이룬다는 시진핑의 중국몽 야심도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CMP는 시 주석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는 18일 오전10시 인민대회당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대대적인 시장개방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관련기사



홍병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