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2018년 풍요롭게 한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올 한 해도 우리 콘텐츠 산업의 성장이 눈부시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5.2% 증가한 116조원에 달하고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8.8% 증가한 75억달러로 추정된다. 지난 5년 동안 콘텐츠 수입액은 연평균 9%씩 감소한 반면 수출액은 9% 내외로 증가해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우리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성과가 돋보인다. 이제 한국 콘텐츠는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콘텐츠가 됐다.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우리 콘텐츠 산업을 5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우선 첫번째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이 키워드의 대표주자는 방탄소년단(BTS)이다. 이들의 성공은 국내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한류의 변곡점이 됐다. 무엇보다 글로벌 아미와 같은 한국형 팬덤의 확산은 이제 더 이상 한류가 비주류만이 즐기는 콘텐츠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다. BTS의 세계 주류 시장 입성은 이제 우리의 다른 콘텐츠들을 위한 후광 효과가 돼주고 있다.


두번째 키워드는 ‘역전’이다. 올해는 전통 미디어가 모바일에 추월당하는 역전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상파가 화제성과 매출 양쪽에서 약세를 보인 반면 유튜브 콘텐츠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게임 역시 기존의 PC·콘솔 게임보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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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키워드인 ‘변화’는 유통이 제작을 이끌어가기 시작한 산업 내 양상을 의미한다. SBS가 드라마본부를 분사하고 CJ E&M과 JTBC가 각각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를 설립해 히트 드라마를 연속적으로 만들어내는 등 기존 방송 제작-유통 시스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또한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소설 연재 중 바로 웹툰과 드라마를 기획하며 치밀한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으로 성공했고 ‘라바’는 넷플릭스를 통해 뚫기 어려웠던 최대 애니메이션 시장인 미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

네 번째는 ‘다양성’이다.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 ‘김비서는 왜 그럴까’의 김미소처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여주인공이 부상했고 ‘댄싱하이’와 같이 10대를 중심으로 한 방송 콘텐츠가 사랑받았다. 특히 초등학생부터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리에이터의 등장과 인기는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콘텐츠 시대’가 됐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키워드는 변화의 진통 속에서 나타난 콘텐츠 산업의 ‘명암’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제작 시스템 변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콘텐츠 제작이나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이 만들어갈 제작유통 환경 변화, 웹툰의 인기와 함께 등장한 불법 유통 사이트 등 과도기에 발생하는 장점과 단점, 강점과 취약점이 드러난 한해였다.

올 한 해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은 앞서 살펴본 5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질적·양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고 자부한다. 올 한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계의 모든 종사자께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새해에도 ‘누구나, 콘텐츠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세상’을 향해 함께 뛰어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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