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계열사 CEO 넷 중 둘 교체...'안정 속 개혁' 택한 김광수

은행 이대훈·손보 오병관은 연임

생명 홍재은·캐피탈 이구찬 발탁

내년 목표 순익 1.5조...진용 구축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실적 개선의 공로를 인정받으며 연임됐다. 반면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농협생명은 새로운 사장으로 교체됐다. 이번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내년도 1조5,000억원 순익 달성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농협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농협은행·생명·손보·캐피탈 등 완전 자회사 4곳의 CEO 추천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행장과 오병관 농협손보 사장은 재신임을 받으며 연임됐다. 지난해 12월 말 취임한 이 행장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은행 순이익 1조원을 달성시킬 것이라는 공을 인정받았으며 오 사장은 지난 1년간 농협손보의 토대를 마련하고 조직 안정화에 집중해 폭염 피해 급증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농협생명, 농협캐피탈 사장에는 홍재은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장과 이구찬 농협상호금융 자산운용본부장이 각각 선임됐다. 이들 후보자는 각 회사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되며 임기는 내년 1월1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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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장은 디지털·글로벌 사업을 중심으로 4~5년 단위의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디지털 캠퍼스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디지털 인력과 예산을 확대해 디지털 부문에서 확고한 선두를 굳히겠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의 ‘NH디지털혁신 캠퍼스(가칭)’는 새로 지어지는 핀테크 연구개발(R&D) 센터와 함께 서대문에 위치한 NH핀테크혁신센터가 이전해 조성하는 국내 금융권 최대 규모의 디지털 특구다. 농협금융은 이곳에 입주하는 핀테크 등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강화해 ‘디지털 농협’의 입지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경기 동향이 침체 국면으로 가고 있어 1~2년간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충당금 관리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전했다.

홍 내정자는 자금부 등 금융시장 관련 부서에서 수십년간 전문경력을 쌓아온 ‘금융통’으로 최근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농협생명의 ‘구원투수’에 오르게 됐다. 농협생명의 당기순익은 2016년 1,545억원에서 지난해 854억원으로 줄었으며 올해의 경우 3·4분기 누적으로 268억원에 그쳤다. 홍 내정자와 오 사장은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건전성 개선에도 역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 내정자의 경우 자산운용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자본확충 등을 통해 체질개선에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이 안정성에 방점을 두며 취임 이후 첫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한 것은 차질 없이 수익 개선에 힘을 쏟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는 앞서 내년도 순익 목표를 1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농협금융의 3·4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9% 증가한 1조77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돼 실적 경신에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내년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경영체질을 개선하고 잠재 수익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적임자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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