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기자실로 피신한 이학재… 탈당 기자회견장 ‘아수라장’

바른미래 인사 10여명 "장물아비냐" "철새" 거센 항의

李 의원 “당적 변경 후 국회 상임위원장 사퇴 전례없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힌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입당 기자회견 후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힌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입당 기자회견 후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이학재 의원이 바른미래당 탈당과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한 18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 앞은 몸싸움과 고성·욕설이 난무하며 아수라장이 됐다. 이 의원이 바른미래당 시절 맡았던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한국당에 복당하겠다고 하자 바른미래당 측 인사들이 몰려와 기습 시위를 벌이면서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오늘 한국당에 입당한다. 앞으로 보수 통합에 매진하겠다”며 한국당 복당을 공개 선언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위해 회견장 밖으로 나오다가, 바른미래당 측 당직자들과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에 맞닥뜨렸다. 미리 기다리던 바른미래당 측 인사 10여명은 “바른미래당의 정보위원장직을 사퇴하고 가라”는 구호를 외치는 한편, “한국당은 장물아비인가. 창피한 줄 알아야지”, “친박(친박근혜) 철새네, 왜 도망을 가”, “국회의원 자격 없다”고 소리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인파에 떠밀리며 몸싸움이 날 뻔한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의원이 다급하게 기자실로 피한 뒤에도 바른미래당 측 인사들은 출입문을 막고 기다렸다. 결국 이 의원은 20분간 기자실에서 질의응답을 한 뒤, 국회 안전상황실 방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국회 건물을 간신히 빠져나갔다.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그동안 보수재건을 한다고 2년여간 나름대로 활동을 했는데 저도 많이 부족했고, 한편으로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본 민심은 ‘보수가 통합해서 믿음직스럽고 힘 있는 세력이 돼서 문재인정부를 견제하고 대안 정당이 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정보위원장직 유지에 대해선 “최근 당적변경과 관련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적변경으로 인해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든가, 사퇴했다든가 한 사례가 없었다”며 “국회 관례대로 하는 게 맞다”고 유지 의사를 거듭 보였다. 전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지만 ‘이부자리’까지 들고 가는 법은 없다”며 정보위원장직을 반납하라고 공개 요구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에 대해서도 “유독 문제를 제기하시는 당 대표님의 입장이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회에 선례가 없는 주장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상임위원장은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 전원의 투표로 결정된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에서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났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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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은 정보위원장직을 반납하지 않은 채 탈당한 이 의원에 대해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김정화 대변인은 ‘이학재 의원 탈당 관련 단평’이라며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를 띄우고, “본래 자기 것이 아닌 것은 놓고 가라”라고 요구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이 의원에게 “국회 정보위원장직 반납이 도리다. 도리를 지키라”고 한 뒤 “한국당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바른미래당과의 공조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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