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할일이 너무 많다

한진현 무역협회 부회장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대한민국 청년들이 해외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케이무브(K-Move)’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해외에서 취업한 우리 청년의 숫자가 5,118명이라고 한다. 지난 2013년의 1,607명에 비하면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취업 국가는 일본 1,427명을 비롯해 미국 1,079명, 싱가포르 505명, 호주 385명, 베트남 359명, 그리고 중국 268명이었다.

국가별로 진출하는 직종을 보면 일본은 정보기술(IT) 프로그램 개발자가 많고 미국은 그래픽 디자이너, 싱가포르는 호텔 관광 서비스, 호주는 헬스케어 및 의료, 베트남 한국 공장 중간관리자, 중동 항공 승무원 등이다.

해외 취업이 국내 취업난의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무역협회도 17년째 일본 취업을 전문으로 하는 IT 프로그래머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수년간 일본의 구직환경이 좋아지면서 매년 260명의 우리 청년들을 일본의 IT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취직시키고 있다.


10년 전부터 매년 한국의 IT 프로그래머 과정 수료생을 채용하고 있는 한 일본 기업의 경영자를 만나 왜 한국 청년을 고용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들은 눈빛이 다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 청년들이 잘 준비된 일본어와 함께 뛰어난 지적 능력과 적응력, 그리고 무엇보다 도전정신으로 무장했다는 뜻으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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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는 7월부터 ‘베트남 한국기업 중간관리자 취업과정’도 개설했다. 베트남에는 섬유·신발·전기전자 등 5,000개가 넘는 우리 기업이 진출해 활발하게 활동 중인데 이들은 어학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 외국 문화를 수용할 줄 아는 한국 청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영업이익률이 좋기에 인재만 확보되면 꽤 괜찮은 연봉과 복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역협회가 베트남 취업과정을 새로 만든 이유다.

취업을 준비 중인 한국 청년들은 왜 일자리의 시야를 해외로 넓혀야 할까. 일단 취준생들이 원하는 국내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자리가 많지 않다. 이럴 때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를 한 시야에 넣고 둘러볼 때 경력관리(커리어패스)의 선택지가 넓어진다. 한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해외로 진출하면서 본국과 현지를 연결해줄 한국 청년의 수요도 많다. 우리 청년들은 어학역량이나 글로벌 안목이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달라서 외국 생활에 곧잘 적응할 수 있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과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글로벌 인터넷 환경이 갖춰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필자가 보기에 한국 청년들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일당백을 할 존재들이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경쟁적인 환경에서 생존력을 키워온데다 뛰어난 어학능력과 스마트한 글로벌 감각을 두루 갖췄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특출한 인재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실제로 우리 청년들은 많은 해외 일터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청년들이여, 눈을 들어 세계를 보라. 할 일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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