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오전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새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일 오전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개최된 새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식에 참석해 “M16이라는 첨단 하드웨어에 기술뿐만 아니라 우리의 땀과 노력을 쏟아부어 새로운 성장 신화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지키며 성공을 이룬 성장스토리를 써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최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잘 만들고 새로운 기술과 반도체 세상을 열어가는 SK하이닉스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의 이날 M16 기공식은 반도체 고점 논란과 업황 비관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진행되며 더욱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기공식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성욱 SK그룹 ICT위원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과 건설 관련 임직원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SK하이닉스의 새로운 수장을 맡은 이 사장도 이날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사장은 “10년 이상 공장 신축이 없었던 SK하이닉스에 M14와 M15 건설이 오랜 염원의 성취였다면, M16은 SK하이닉스의 또 다른 도약을 알리는 출발선”이라며 “세계 최초·최첨단 인프라에 걸맞은 혁신과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M16 생산라인은 차세대 첨단 미세공정인 EUV(Extreme Ultra Violet·극자외선) 장비 등 갖추고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공장은 오는 2020년 10월 완공된 후 같은 해 하반기에 가동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생산라인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5년 M14 생산라인 준공식에서 발표한 총 46조원 규모의 ‘미래비전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된다. 총 투자 규모는 공사비를 포함해 약 15조원으로, 30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공장이 완성되면 기존 이천의 M10(D램)·M14(D램·낸드플래시)와 충북 청주의 M11·M12·M15(이상 낸드플래시), 중국 우시의 C2(D램) 등에 이어 메모리 제품의 생산능력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초 충북 청주에서 낸드플래시 전용 생산라인인 M15를 준공한 데 이어 C2 생산라인에 대한 확장 공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설비투자에 나서는 중이다. 아울러 중국 우시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에 파운드리 공장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D램과 낸드플래시, 파운드리 등 ‘반도체 삼각 성장축’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겠다고 알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정부와 공동으로 대규모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할 전망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물론 부품, 소재, 장비업체들까지 이 클러스터에 입주시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활력 회복을 위해 정부 요청이 잇따르며 SK하이닉스도 해당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지로는 이천 본사에서 가까운 용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에 입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SK하이닉스로부터 부지 선정과 관련한 건의를 받았고, 여러 지역이 유치를 원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아직 정해진 곳은 없으며, 지방자치단체 및 관계부처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최근 공격적인 설비투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고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