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의 구속으로 표면화된 닛산과 프랑스 르노와의 경영권 갈등에 불이 붙었다.
19일 아사히신문 등은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차 사장이 전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르노-닛산-미쓰비시 자동차’ 연합 정례 간부회의에서 르노측의 닛산차 임시 주주총회 개최 요구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간부회의에는 르노의 티에리 볼로레 최고경영자(CEO) 대행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곤 전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된 뒤 르노와 닛산의 최고 책임자가 직접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부회의는 19일까지 이틀간 열렸으며 회의에서는 곤 전 회장의 보수 허위기재와 관련한 검찰 수사 상황과 이후 르노-닛산 연합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르노측이 내년 6월로 예정된 정기주총 이전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한 것은 곤 전 회장의 후임으로 르노측 인사를 임명하기 위한 속도전 차원으로 해석된다. 르노는 곤 전 회장의 검찰 체포가 르노로부터 ‘경영권 독립’을 하려는 닛산 출신 임직원들의 ‘쿠데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는 현재 닛산의 최대주주로 43.4%의 지분을 갖고 있다.
르노측은 정기 주총이 열리는 내년 여름까지 닛산측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르노의 지배력을 약화하려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닛산측은 곤 전 회장의 검찰 체포 당시부터 확인되지 않은 혐의를 언론에 유포하며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다. 이에 르노는 닛산이 해임한 곤 전 회장이 르노의 CEO직을 유지하게 하는 등 닛산측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이카와 사장을 곤 전 회장의 후임으로 임명하려는 닛산측의 계획에 제동을 걸며 견제 수위도 한 층 높였다. 또 르노는 자체 조사 결과 곤 전 회장의 보수지급에 법적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일본 검찰과 닛산 출신 경영진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하고 있어 갈등의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