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이 언론 보도와 보도자료를 베껴 쓴 첩보를 제출하고 있고 일부 언론은 그의 첩보를 토대로 기사를 쓰는 등 휘둘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김 수사관의 제보로 기사를 쓰고 있는) 언론들이 김 수사관의 말에 휘둘려 왔다고 생각한다”며 “그 휘둘림을 알면서도 휘둘림을 당한 건지, 모르면서 당한 건지 여러분이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한 매체는 김 수사관의 제보를 바탕으로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산하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 매장에 설치하는 커피기계 공급권을 같은 당 출신 우제창 전 의원이 운영하는 업체에 몰아줬다는 내용의 첩보를 10월 중순 청와대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김 대변인은 해당 매체 기사를 거론하며 “지난 10월 14일 다른 매체에 ‘한국도로공사 커피 사업, 특정업체 밀어주기 짬짬이 의혹’이라고 굉장히 자세히 실렸고, 15일에는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렸다”며 “이를 김 수사관이 첩보라고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수사관의 말로는 10월 중순에 청와대에 (첩보를) 제출했다고 해당 매체에 돼 있는데, 10월 14일 보도와 15일 보도자료와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반부패비서관실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지난달 2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가서 문제의 발언을 했고, 그 날 바로 업무에서 배제됐다”며 “김 수사관이 첩보 보고를 제출한 게 하루 이틀 전이라고 하니 10월 31일 또는 11월 1일이다. 김 수사관의 주장이 맞든 반부패비서관실 주장이 맞든 그가 올린 첩보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건지 여러분이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첩보를 다루는 사람이 이런 식의 첩보를 올려 의미를 부여한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해당 매체가 보도하며 그 사실을 몰랐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해당 매체의 관련 기사에 달린 사진과 10월 14일 관련 기사를 보도한 다른 매체의 사진이 “매우 흡사하다”고 지적한 김 대변인은 10월 14일 기사에 실린 사진 캡션에 ‘지난 6월 22일 하남 휴게소에서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과 우제창 전 의원이) 얘기하는 모습이 한 교회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었다.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10월 14일에 그 교회 커뮤니티에 있는 사진이 없어진 상태라면 오늘 기사에 실린 사진도 그 사진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게 상식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날 자 다른 언론이 인용한 ‘왜 6급 수사관에 대해 다들 나서서 스스로 급이 맞지 않는 대치 전선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과 ‘청와대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했다’는 문장을 언급하고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라고 그런 문제의식이 없었겠느냐. 알면서도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김 수사관 개인 때문이 아니라 김 수사관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하는 언론 때문이었고, 그 언론이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지닌 언론이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제게 급이 안 맞는다고 나무라지 말고 언론이 다 같이 더는 급이 맞지 않는 일을 하지 말자”라며 “앞으로 이 건에 대해 저나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아닌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개별적으로 취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