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마이크론 12월~내년 2월 매출 최대 28% 뚝...메모리 하락국면 가팔라지나

삼성전자·하이닉스도 실적 악화

내년 1분기 매출 20% 감소 전망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와 함께 ‘메모리 3강’을 형성 중인 미국 마이크론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았다. 올 9~11월 매출이 당초 보수적으로 내려 잡은 전망치보다도 낮은데다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의 매출은 최대 28%나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모리 시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 실적마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면서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마저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1·4분기 매출 역시 20%가량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2019년 회계연도 1·4분기(2018년 9~11월) 매출이 7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마이크론이 보수적으로 낮춰 제시한 매출 전망치(79억~83억달러)보다도 더 낮다. 마이크론은 2·4분기(2018년 12월~2019년 2월) 실적이 57억~63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무려 20~28%가량 감소할 것이라고도 했다. 내년 시설투자는 당초 계획보다 12억5,000만달러를 축소 집행하기로 했다. 마이크론 측은 “반도체 업계의 생산량이 수요를 넘어서고 있어 메모리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당장 9~11월 실적보다는 내년 2월까지 실적 전망이 충격적일 정도로 낮기 때문이다.

김경민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안 좋았을 때인 2016년 1·4분기에서 2·4분기로 넘어갈 때도 마이크론의 매출 감소율은 불과 12%였다”면서 “통상적인 비수기 수준보다 더욱 안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은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뛰어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만큼 28% 감소까지는 아닐 수 있다”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1·4분기에 20%가량의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내 업체의 실적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회사별로 영업이익률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D램과 낸드를 마이크론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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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출하량이 늘면서 D램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점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들어 10% 이상 떨어진 D램 가격이 내년 1·4분기에만 20%가량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재고 수준이 3~4주 이상으로 높고 재고를 소진하려면 최소한 3개월 이상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상반기 업황은 비수기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적 전망도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사의 삼성전자 4·4분기 실적은 애초 15조~16조원대에서 평균 13조원대로 조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내년 50조원선에서 40조원선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SK하이닉스의 4·4분기 실적 전망치는 6조원에서 평균 5조3,000억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올해 20조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내년에는 14조원선에 머물 것이라고 보는 증권사도 있다.

다만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은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내년에도 2017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메모리 시황이 꺾이더라도 회복 속도가 과거보다 빠르고 저점 역시 과거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7년~2009년 메모리 하강 국면이 3년가량 이어졌지만 2016년에는 1년 정도에 불과했다”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서버용 D램 수요가 회복되면서 다시 슈퍼 호황에 준하는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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