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인구감소시대, 가구는 증가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우리나라의 미래 키워드 중 하나는 인구감소다. 인구감소로 지방 소도시는 소멸론까지 언급되고 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오는 2031년 5,296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이는 신규주택 공급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자주 활용된다. 맞는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가구 변화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가구는 2045년까지 꾸준히 증가한다.

주택은 가구단위로 소비한다. 4인 가구에 필요한 주택은 1채다. 1인 가구도 마찬가지로 1채가 필요하다. 가구원 수, 즉 인구수와 관계없이 가구변화에 따라 필요한 주택 수가 결정된다. 가구가 감소하면 신규주택은 필요 없지만 가구가 증가하면 신규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따라서 가구가 2045년까지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가구변화를 관찰할 때 가구 수 증감보다 더 유념해서 살펴야 할 것이 있다. 가구유형과 가구특성이다. 1~2인 가구가 많이 증가하고 4인 이상 가구는 감소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1~2인 가구를 위한 작은 주택으로 원룸이나 셰어하우스(share house)와 같은 유형을 많이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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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총가구 수는 1,975만1,807가구다. 2020년에는 2,017만4,317가구가 된다. 2년간 약 42만가구 증가가 예상되는데 1인 가구가 약 33만가구로 가장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를 위한 도시형생활주택·원룸 등 작은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이유다. 그러나 1인 가구의 연령구조를 살펴보면 주택을 작게만 짓는 것이 적절한 솔루션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룸과 같은 주택을 주로 소비하는 25~29세 1인 가구는 약 6만가구 증가한다. 반면에 60~74세 1인 가구는 약 14만가구가 증가해 젊은 1인 가구보다 2배 이상 많이 증가한다. 1인 가구가 증가한다고 셰어하우스나 원룸과 같은 주택만 공급하면 안 되는 이유다. 부부 가구도 향후 2년간 약 18만5,000가구가 증가한다. 젊은 세대 부부 가구는 감소하고 60대 이상의 노부부 가구가 많이 증가한다. 2인 가구이지만 노부부에게 적합한 주택이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의 주택공급은 양적인 공급에서 벗어나 가구원 수 이외에 다양해진 가구특성과 유형을 감안한 공간구성과 기능을 갖춘 거처 개념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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