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언제까지 경사노위에 떠넘기기 할건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19일 노동입법 처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 주요 쟁점법안과 관련해 여야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연내 처리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여당은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대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의견을 참고해 처리하기로 했다”며 심사조차 거부한 채 내년 2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에서 경사노위 논의와 병행해 심사라도 해야 한다고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다고 한다.


산업현장에는 한시가 급한 노동현안이 산적해 있다. 기업들은 당장 내년 1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 위반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범법자가 양산될 것이라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런데도 국회는 지난 6개월간 허송세월한 것도 모자라 경사노위의 결론을 기다려보자는 얘기를 반복하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이나 국민연금 개혁, 공공기관의 호봉제 폐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이 줄줄이 경사노위 테이블로 넘어갔다. 정부와 국회가 책임감을 갖고 최적의 해법을 찾기는커녕 골치 아픈 사안은 죄다 경사노위로 떠넘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렇게 민감한 법안을 논의조차 못한다면 국회의 존재이유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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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여권이 목을 매고 있는 경사노위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이다. 경사노위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임을 내걸었지만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참여를 거부하고 한국노총도 수시로 뛰쳐나가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경사노위의 면면이나 노동계의 반발을 고려하면 국회의 바람대로 임시국회 일정에 맞춰 사회적 타협안을 제때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자칫 시간만 낭비하고 사회적 혼란이나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면 하루라도 빨리 보완책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국회도 더 이상 사회적 합의에 기대지 말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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