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JB금융 회장에 '이헌재맨' 김기홍

40대 젊은 나이에 금감원 부원장

올해 금감원장 하마평 오르기도

김한 회장은 3연임 접고 용퇴




‘이헌재 사단’ 멤버이자 ‘불도저’로 불리는 김기홍 JB자산운용 대표가 제2대 JB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됐다. 은행·보험 등 다양한 업권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 윤종규 회장 선임 당시 KB금융지주 회장 최종 후보 4인으로도 거론됐고 올해 금융감독원장 하마평에도 올랐던 김 내정자가 ‘2전3기’ 끝에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것이다. 김 내정자는 은행·보험·자산운용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갖고 있어 은행에 치중된 JB금융지주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글로벌화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날 오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김한 회장 후임자로 김 내정자를 추천했다. 김 내정자는 은행을 비롯한 보험사·자산운용사 등 금융권 임원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넓은 식견을 갖췄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임추위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20년 이상 금융산업에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뿐 아니라 리더십과 소통능력도 탁월하다”며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등 JB금융을 최고의 소매전문 금융그룹으로 발전시킬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임기는 3년으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JB금융이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사실상 첫 경영권 승계절차를 밟는 것이다. 자회사 CEO도 상당수 교체가 예정된 만큼 김 내정자는 조기에 조직을 안정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1957년생으로 경동고, 미국 배럿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 내정자는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위원과 보험개발원 연구조정실장을 지냈으며 1999년 당시 이헌재 금감위원장의 발탁으로 부원장보에 올라 보험업계 구조조정을 총괄하고 동방금고, 진승현 게이트 비리사건을 조사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이후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과의 인연으로 사외이사와 수석부행장·전략그룹부행장을 지냈고 지주사설립기획단장을 맡아 KB금융의 밑그림을 그렸다.


김 내정자에게는 ‘불도저’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한 금융권 인사는 “솔직담백한 화법을 구사하며 한번 판단이 서면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 시절 경영진에 소신을 갖고 끊임없이 ‘직언’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2006년 수석부행장 시절에는 옛 외환은행 인수전 실무를 맡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역할을 톡톡히 한 전략가다. 금감원 시절에는 생보사 상장방안이 추진되자 결재 도장을 찍지 않는 뚝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2014년 JB자산운용에 온 후 해외대체투자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커리어 덕에 김 내정자는 2007년 KB국민은행 통합 3기 은행장 선출을 앞두고 강정원 전 행장과 경합했고 2014년에는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올해는 금감원장 하마평에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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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뱅커가 아닌 김 내정자가 차기 JB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된 것은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보강과 함께 수도권 진출 전략을 본격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현재 JB금융은 전북은행·광주은행·자산운용·캐피털 등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JB금융은 2009년 7조원이었던 자산 규모가 우리캐피탈·자산운용사·광주은행과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을 인수하며 올해 9월 말까지 50조원 규모(47조1,691억원)로 커졌고 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529억원에서 2,855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자산은 90% 이상, 순익은 70% 이상을 은행이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업이나 보험업 등의 분야에서 M&A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기 회장이 결정됨에 따라 JB금융 자회사도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JB금융은 조만간 자회사 CEO추천위원회를 열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전북은행장·광주은행장·JB우리캐피탈·JB자산운용 CEO 인선에 나설 예정이다. 차기 회장 후보에 올랐으나 고사한 임용택 전북은행장은 용퇴가 예상된다. 또 JB금융지주와 광주은행·전북은행 임원 48명 중 69%인 33명이 올해 말과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한편 김한 JB금융 회장은 3연임을 하지 않고 내년 3월까지의 임기만 마친 뒤 용퇴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JB금융 임추위는 최정수 사외이사(위원장)를 비롯해 김대곤·이용신·김상국·이광철 사외이사와 윤재엽·안상균 비상임이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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