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51.98포인트(1.49%) 하락한 23,323.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9.20포인트(1.54%) 내린 2,506.9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7.08포인트(2.17%) 추락한 6,636.8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연저점을 새로 썼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한때 380포인트가량 올랐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내년 통화정책에 대해 한층 완화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내년 1월 중국과 무역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도 양국이 차관급 전화 통화를 통해 무역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 우려도 경감됐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내년 2월 8일까지 정부의 셧다운을 피할 수 있는 임시 예산안을 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와 파월 의장 회견 과정에서 급히 반락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2.25~2.50%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상 예상 횟수는 기존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이 경기 상황에 부합한다”는 문구가 삭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유지돼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에 따라 기대보다 연준이 덜 완화적이라는 평가가 우위를 점하면서 지수가 급락했다. 연준의 자산 규모 축소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도 주가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종목 별로는 페덱스 주가가 내년 순익 전망 하향 조정 여파로 12% 넘게 급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첫 번째 회계 분기의 실적 부진 및 향후 순익 전망 실망 등으로 8%가량 내렸다. 다른 기업들이 사용자의 사적인 메시지를 읽도록 허용했다는 보도가나온 페이스북 주가도 7.3% 급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변화에 대한 시장 기대가 지나친 측면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1.9% 반영했다.
미국 증시에 앞서 끝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이 예산안 관련 합의에 도달한 데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96% 오른 6,765.94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49% 오른 4,777.45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24% 상승한 10,766.21로 종료됐다.
최근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브렉시트(Brexit)를 둘러싼 혼란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하락세를 이어가던 유럽 증시는 이탈리아와 EU의 예산안 합의 소식이라는 훈풍에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이탈리아 정부는 과도한 적자 예산안에 대한 EU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도 적자 규모를 GDP(국내총생산)의 2.4%에서 2.04%로 낮추기로 EU 집행위원회와 이날 잠정 합의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해 네 번째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다.
국제유가는 이날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0.96달러(2.1%) 상승한 47.2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4달러(0.66%) 가량 오른 56.6달러에 거래됐다.
공급과잉 우려 속에 WTI 기준으로 전날 7%대 급락한 탓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주 약 50만 배럴 감소했다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발표도 호재로 작용했다.
국제금값은 강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물 금은 온스당 2.80달러(0.2%) 오른 1,256.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