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인니 순다해협 쓰나미 사망자 최소 222명…사상자 늘어날 듯

사망자 전원 현지인…한국인 관광객 7명, 안전지대 ‘무사대피’

대조기로 만조위 높은 상황서 ‘해저 산사태 원인추정’…최고 3m 높이 해일

전날 쓰나미가 강타한 인도네시아 반텐주 카리타 해변의 건물 주변이 23일(현지시간) 건물 잔해들과 해일에 떠밀려온 쓰레기들로 뒤덮여있다./AFP연합뉴스전날 쓰나미가 강타한 인도네시아 반텐주 카리타 해변의 건물 주변이 23일(현지시간) 건물 잔해들과 해일에 떠밀려온 쓰레기들로 뒤덮여있다./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근처 해변을 덮친 쓰나미 사망자가 22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부상자들이 늘면서 사상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의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전날 밤 순다 해협 주변 일대를 덮친 쓰나미로 현재까지 최소 22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최소 843명, 실종자도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수토포 대변인은 일부 피해 지역의 경우 연락이 닿지 않아 정확한 현황이 파악되면 사상자 수가 더 늘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전원이 현지인이고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반텐 주 세랑 지역 안예르 해변에 있던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쓰나미에 놀라 안전지대로 피신한 외에 한국인 피해 사례는 접수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들 7명은 23일 차량을 이용해 수도 자카르타로 피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다 해협 주변 해안에는 현지시간으로 전날 오후 9시 27분을 전후해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해 내륙으로 15∼20m까지 해일이 들이닥쳤다. BNPB는 해안에 있던 차량이 뒤집히고 건물 수백 채가 파손됐으며, 놀란 주민들이 앞다퉈 고지대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수토포 대변인은 “일부 지역에선 무너진 건물에 주민이 깔리기도 했다”면서 “중장비를 투입해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반텐 주 탄중 르숭 해변에선 현지 록밴드 ‘세븐틴’의 공연이 이뤄지고 있던 콘서트 현장이 쓰나미에 휩쓸리는 바람에 베이스 연주자와 매니저, 관람객 등 최소 7명이 숨지고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반텐 주 판데글랑 리젠시(군·郡) 등 주요 피해지역에선 23일 낮 쓰나미 경보 사이렌이 잘못 울려 대피 소동이 벌어지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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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쓰나미 피해자들에 대해 “반텐과 람풍의 희생자들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고 밝히고 재난당국에 신속한 구호 작업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재난 당국은 태양, 지구, 달이 일직선상에 있는 대조기(사리)를 맞아 만조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작은 쓰나미가 발생하는 바람에 예상 이상의 피해가 초래됐다고 보고 있다. 쓰나미의 원인으로는 순다 해협에 있는 작은 화산섬인 아낙 크라카타우의 분화에 영향을 받아 해저 산사태가 발생했을 것이란 설이 유력하게 논의된다.

BMKG의 드위코리타 카르나와티 청장은 “이번 쓰나미의 경우 특별한 지진 활동이 없는데도 발생했다”면서 “지난 9월 28일 술라웨시 섬 팔루 지역을 덮쳤던 대형 쓰나미와 마찬가지로 해저 산사태가 쓰나미를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은 전날 오후 5시 22분께 비교적 큰 분화를 일으켜 정상에서 1,500m 높이까지 연기를 뿜어냈고, 9시 3분에도 재차 분화했다.

BMKG 당국자는 “순다해협 곳곳에서 측정된 쓰나미의 높이는 0.28∼0.9m였지만, 좁은 만 등에서는 충격이 증폭돼 파도의 높이가 더 컸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분화, 쓰나미 등으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2004년에는 수마트라 섬 연안에서 규모 9.1의 대지진과 대형 쓰나미가 일어나 인도네시아에서만 12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올해 9월 말에는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술라웨시 섬을 덮쳐 2,200여명이 숨졌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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