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사 "마케팅비 줄이려면 휴면고객 재가입 권유 허용을"

당국, 긍정적 방향 검토

신용카드사들이 1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다른 카드를 권유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요청하고 나섰다. 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악화되면서 신규 고객 유치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게 카드 업계의 주장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 업계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 실무 회의에서 ‘리텐션 마케팅’을 허용해달라는 내용 등을 담은 업계 건의안을 제출했다. 리텐션 마케팅이란 1년간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를 갖고 있는 고객에게 새로운 카드 상품 가입을 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는 휴면 전환된 신용카드는 이후 5개월 동안 고객이 계속 유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해지 처리되고 카드사들이 이들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텐션 마케팅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 리텐션 마케팅 허용은 지난해에도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직접 건의할 정도로 업계의 숙원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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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관계자는 “리텐션 마케팅이 허용될 경우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데 드는 마케팅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 반발 때문에 포인트 지급이나 할인 등 카드 부가서비스를 당장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신규 고객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리텐션 마케팅을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리텐션 마케팅을 굳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리텐션 마케팅을 허용할 경우 소비자들이 카드사의 잦은 카드 가입 권유로 불편을 겪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신중한 반응이다. 금융당국은 리텐션 마케팅 허용 등을 포함해 업계 건의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내년 초 카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까지 카드사들이 쓴 마케팅 비용 3조2,459억원 가운데 부가서비스 비용, 무이자할부 비용,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기타 마케팅 비용은 5,374억원으로 16.6%를 차지했다. 휴면카드는 지속 증가하는 추세여서 이들 고객을 대상으로 신규 카드를 발급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3·4분기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 등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의 휴면 신용카드 수는 총 640만2,000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28만4,000장) 증가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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