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K쇼핑몰 코리아 실크로드 연다] 인스타 등 SNS서 직접 소통...韓넘어 日10대 사로잡았죠

<17> 이유나 불량소녀 대표




“어릴 때에도 딱히 옷을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파는 건 유독 잘했어요. 엄마가 버리려던 가구에서부터 버려진 소파 등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며 용돈을 벌곤 했죠. 한번은 자주 가던 노래방 사장님이 폐업을 하면서 팔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팔아보라고 했는데 온라인에서 각종 물건을 팔아 200만원을 벌기도 했어요. 그런 경험이 지금 쇼핑몰을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불량소녀’는 10대 여성을 위한 의류 쇼핑몰이다. 애초 연예기획사에서 가수 데뷔를 준비하던 이유나(38·사진) 대표는 의류에는 사실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대문에서 여성용 트레이닝복을 구입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해봤다. 용돈이나 벌자는 생각에 별 기대없이 한 일이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판매를 시작한 둘째 날부터 주문이 밀려들었다. 예상치 못했던 반응에 친구들을 모아 포장과 배송 등을 진행했고 이후 제대로 쇼핑몰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해 불량소녀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당시 힙합 음악을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걸스힙합과 트레이닝복 등을 판매하게 됐다”며 “10대 전용 쇼핑몰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K-팝과 걸스힙합 등에 대한 개인적 선호가 판매 품목에 반영됐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10대에게 인기를 끌게 됐다”고 말했다. 불량소녀는 걸스힙합 외에도 ‘스쿨룩’과 ‘트윈룩’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구성하며 10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대표가 가장 주력한 것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이었다. 20~30대가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구매하는 것과 달리 10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를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이 가장 좋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하고 직접 각종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질문에 답글을 다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섰다. ‘쇼핑몰 창업을 꿈꾸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서부터 ‘엄마는 이 옷을 입지 말라고 하지만 난 입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10대다운 고민까지 수많은 질문에 이 대표는 일일이 답글을 달았고 고객들은 바로 반응했다. 이 대표는 “단순히 불량소녀가 판매하는 제품만을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하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날씨 등 다양한 환경과 연결된 글과 함께 제품을 게시했다”며 “포스팅뿐만 아니라 댓글에 대한 답변도 사장이 직접 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고객 유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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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불량소녀는 카페24(042000)를 통해 일본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애초 일본에 진출할 계획은 없었지만 소셜미디어에 밀려드는 일본으로의 배송 문의에 밀려 ‘강제 진출’ 당한 셈이다. 이 대표는 “2014년부터 K-팝을 좋아하는 많은 일본인들이 인스타그램으로 ‘일본으로는 왜 배송이 되지 않느냐’는 문의를 수없이 해왔다”며 “이후 카페24에 연락해 사이트 구축에 나섰다”고 말했다. 불량소녀는 지난 2015년 8월 처음으로 일본어 사이트를 구축했으며, 지난해에는 첫해보다 매출이 300% 이상 늘었다. 일본에는 유명한 20대 몰은 많지만 10대 몰은 없는데다 불량소녀가 일종의 ‘케이팝 패션’으로 불리면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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