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해신공항은 관문공항 역할 불가?...부산시, 가덕신공항 '유턴'

부산·경남·울산 공동검증단 "김해, 동남권 관문 역할 못해"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정책변경 주장…상공계·경총도 가세

경남, 울산과 함께 김해신공항 공동검증단을 구성한 부산시는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와 정책 변경을 요구하기로 했다. 위 사진은 김해국제공항의 전경./ 서울경제 DB경남, 울산과 함께 김해신공항 공동검증단을 구성한 부산시는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와 정책 변경을 요구하기로 했다. 위 사진은 김해국제공항의 전경./ 서울경제 DB



오거돈 부산시장은 2019년 신년사를 통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부산시는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 백년대계가 될 동남권 관문공항의 성공적 건립을 위해 단호히 행동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경남, 울산과 함께 김해신공항 공동검증단을 구성한 부산시는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와 정책 변경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는 내년부터 24시간 운영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시정 역량을 총집중하기로 했다.


김해신공항이 대통령 공약인 ‘동남권 관문공항’ 위상에 못 미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면 자연스럽게 대안으로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내년 3일 예정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필요성을 역설하고 가덕신공항을 대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시는 확장성, 소음, 안전 등의 문제로 김해신공항이 결코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확장성, 소음, 안전 문제...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 될 수 없다?

시는 먼저 현재 여객 증가세를 보면 김해신공항 2050년 항공수요는 3,800만명에 달해, 활주로 1본을 추가하는 김해신공항으로는 항공수요를 감당기가 힘들다고 강조한다. 또한 김해공항 주변으로 추가 활주로 등 공항시설을 확장해야 하지만 김해공항 주변은 서낙동강과 문화재 보호구역이 있고 각종 개발계획도 확정돼 시설을 더 지을 땅을 구하기 힘들고 활주로도 1본 외에 더 지을 수가 없다.

소음문제 해결도 어렵다. 부·울·경 검증단은 3,800만명 여객과 연간 29만9,000회 항공기 운항횟수를 반영하면 70웨클 이상 소음 영향 지역이 59.7㎢로 확대되어 3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당연히 24시간 공항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안전문제 역시 김해신공항의 관문공항 역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해신공항 주변으로 오봉산, 임호산 등 산악 장애물 6천600만㎡가 존재해 안전성 확보가 불가능하며 이를 모두 절취할 경우 2조9,000억원의 사업비를 더 들여야 한다.

이런 이유들로 김해신공항 사업을 추진하는 국토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지역사회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 지역사회의 반발...부산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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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계속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최근 총리실에도 이 문제를 논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김해신공항 건설은 소음문제로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고 확장성도 없다”며 “소관 부처인 국토부와 대화는 계속하겠지만, 총리실 산하에 검증위원회를 만들어 이 문제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부산 상공계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 수위는 더욱 거세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내년에 추진할 핵심사업으로 가덕신공항 건설을 정하고, 내년 2월부터 시민단체와 함께 가덕신공항 재추진을 위한 여론 수렴과 시민운동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부산 경영자총협회도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조직 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최근 입장을 발표했다. 경총은 내년 초 가덕도신공항 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전문가그룹 결성과 포럼 개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에 합류키로 했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 건설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태산

부산시는 가덕신공항이 김해신공항이 가진 한계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동남권 신공항을 함께 이용해야 하는 경남과 대구·경북권 주민들의 공감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장거리 노선 위주의 신공항이 부산 끝단인 가덕도에 들어서면 경남과 대구·경북 주민들은 공항철도 등 교통 인프라를 확충한다고 해도 최소 1∼2시간 이상 이동해야 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중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것과 비교해 시간 효율적으로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이 때문에 김해신공항 건설 발표 이전까지 PK와 TK 간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부·울·경 공동검증단이 출발할 당시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검토하는 정도로 역할을 제한한 것도, 당장 가덕신공항을 꺼내기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국가정책으로 확정한 김해신공항을 폐기하고 가덕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를 설득하는 일도 만만찮다. 국토부는 여전히 김해신공항이 차후 관문공항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부산에서는 박근혜 정권에서 항공정책을 결정했던 관료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국토부보다 총리실에서 신공항 문제를 원점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수월하단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신공항 얘기를 부산에서 먼저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을 공론화해 정부에서 기존 정책을 철회하고 자연스럽게 대안으로 가덕신공항을 얘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언급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변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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