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우즈, 계속 웃자

네번의 허리수술 딛고 복귀·부활

18개대회 '톱6' 6번…"위대한 귀환"

내달 24일 '파머스'로 시즌 출발

PGA 최다·메이저 18승 달성 관심

타이거 우즈가 지난 9월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이스트레이크골프장에서 끝난 투어 챔피언십에서 5년 만의 우승을 차지한 뒤 환희에 찬 표정으로 두 팔을 올리고 있다. /애틀랜타=AP연합뉴스타이거 우즈가 지난 9월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이스트레이크골프장에서 끝난 투어 챔피언십에서 5년 만의 우승을 차지한 뒤 환희에 찬 표정으로 두 팔을 올리고 있다. /애틀랜타=AP연합뉴스



2타 차 선두로 나선 타이거 우즈(43·미국) 뒤로는 그야말로 ‘구름 갤러리’가 따랐다. 우즈와 동반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18번홀 페어웨이에서 엄청난 인파를 돌아보며 놀라는 표정은 ‘황제 귀환식’ 현장의 감흥을 대변하는 듯했다.

우즈가 지난 9월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7-2018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장면은 올해 골프계 최고의 복귀이자 전체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부활로 평가됐다. 허리 부상과 재활을 반복한 끝에 1,876일 만에 PGA 투어 통산 여든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심신의 고통과 불확실성을 극복한 승리였다.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에 시달렸고 지난해 5월에는 처방약 중독 때문에 음주운전 의심으로 체포되기까지 했다. 1년 전만 해도 세계랭킹 1,199위까지 추락한 우즈의 성공적인 재기를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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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네 번째 허리 수술 뒤 스스로 “마지막 노력”이라고 말한 이번 복귀에서 보란 듯이 날아올랐다. 올해 18개 대회에 나와 우승을 포함해 여섯 차례 톱6를 기록했다. 브리티시 오픈 6위, PGA 챔피언십 2위로 메이저대회 정상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페덱스컵 랭킹 2위를 차지했고 세계랭킹은 13위까지 올라갔다.


5년 만의 ‘빨간 셔츠의 마법’으로 골프 팬들을 열광케 했던 우즈는 2019년에도 관심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연말을 맞아 전 세계 매체들이 쏟아내는 ‘내년 주목할 선수’ 1위 단골손님이 바로 우즈다. 그의 새해 첫 대회는 내년 1월24일 개막하는 PGA 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우즈는 1월3일부터 나흘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내년 PGA 투어 첫 대회 센트리 챔피언스 오브 토너먼트(TOC)에 불참한다. 우즈는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전년도 대회 우승자만 참가할 수 있는 이 대회 자격을 얻었지만 가족·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건너뛰기로 했다. 새해 첫 출격 가능성이 큰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은 과거에도 우즈가 자주 자신의 시즌을 시작했던 대회다. 캘리포니아주 토리파인스골프장은 이 대회 7승과 2008년 US 오픈까지 여덟 차례나 우승한 ‘텃밭’이다. 이후로는 그가 선호하는 대회인 2월 제네시스 오픈, 3월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나서며 가속을 붙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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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되찾고 우승 가뭄을 해갈한 우즈가 내년에 거둘 성적이 최대 관심사다. 우즈는 역대 PGA 투어 통산 최다승인 샘 스니드의 82승까지 2승, 메이저 최다승인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의 18승까지는 4승을 남겨놓고 있다. 82승 추월은 시간문제로 여겨지는 가운데 내년을 메이저 최다승 도전의 기로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2008년 US 오픈 제패 이후 10년 넘게 메이저 승수를 보태지 못한데다 내년에는 우즈가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메이저 사냥의 여건은 좋다. 특히 내년 메이저 코스가 우즈 친화적이다. 4월 마스터스의 영구 개최지 오거스타내셔널에서는 통산 4승을 거뒀다. 5월 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베스페이지 블랙은 2002년 US 오픈에서 우승한 곳이며 6월 US 오픈은 우즈가 2000년 무려 15타 차 완승을 일궈냈던 페블비치골프장에서 다시 개최된다. 7월 북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시(브리티시 오픈)만 생소할 뿐이다. 일찌감치 내년 출전대회 수를 줄이겠다고 밝힌 것도 메이저 우승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최근 코스와 체육관에서 내년 준비에 들어간 우즈는 “바뀐 스윙과 장비에 맞춰 1년 내내 발전했고 시즌이 끝날 무렵 내 최고의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면서 “이제 다시 토너먼트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회를 완주할 수 있기를 바라던 올해 초와는 기대치가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2년 연속 메이저 2승을 거둔 세계 1위 브룩스 켑카를 비롯해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머스, 저스틴 로즈,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 등 강자들에게 던진 선전포고인 셈이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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