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우리나라에 부자 이렇게 많았나…유아 자녀에 10억 증여하는 부모 늘어

1억원 이상 10세 미만 증여 건수는 70.8%↑

10대·20대 억대 증여건수 증가율도 두배 이상

늦게 신고할수록 증여세 늘어나 신고액 증가




초등생·유아 자녀에게 억대 재산을 물려주는 부모들이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 특히 10살 미만 자녀에게 증여하는 사례와 10억 원 이상 증여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세청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증여세 결정 건수는 14만6,337건으로 전년(12만4,876건)보다 17.2%(2만1,000여건) 증가했다. 이중 부모 등으로부터 억대 재산을 받은 10세 미만 초등학생·유아의 증여세 부과 건수가 1년 새 70% 이상 급증했다.


증여 재산 가액은 전년(18조401억원)보다 약 6조5,000억원 늘어난 24조5,254억원이었다. 건당 평균 증여가액은 1억6,760만원이다.

증여를 받은 수증인의 연령대별 증여 건수를 보면 40∼50대가 많지만, 증가 속도는 30세 미만에서 두드러진다. 수증인이 40대인 증여 건수가 3만8,887건으로 가장 많았고 50대(3만2,940건), 30대(2만8,36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0세 미만이 48.8%로 가장 컸고 20대(26.7%), 10대(24.4%) 등 순이었다. 반면 30대 이상 연령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10% 내외 증가율을 보였다.


1억원 이상 고액 증여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1억원 이상 증여 건수는 전년(5만271건)보다 27.0% 늘어난 6만3,835건으로 전체의 43.6%를 차지했다. 전년(40.2%)보다 3%포인트 넘게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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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증인 연령대가 어릴수록 1억원 이상 증여받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10세 미만 증여 건수는 715건에서 1,221건으로 70.8%나 늘었다. 이 중에는 증여 재산 가액이 10억원을 넘는 경우도 52건이나 포함됐다. 10대(42.5%), 20대(41.5%)의 억대 증여 건수 증가율도 다른 연령대의 두배 수준에 달했다.

정부는 상속·증여세 세액공제율의 단계적 축소 방침에 따라 조기 고액 증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스로 신고만 하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인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를 통해 증여 재산 가액이 커지고 수증인 연령대는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액 증여를 늦출수록 세액공제 혜택이 줄기 때문에 물려줄 재산이 있으면 1년이라도 더 빨리, 더 많이 증여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해당 제도는 감춰진 세원을 양성화하겠다는 취지로 1982년 도입됐지만, 거래 전산화 등으로 세원 파악이 용이해지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특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의 상속·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 축소 방침은 이런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상속·증여세액 공제율은 상속 개시 또는 증여 시점을 기준으로 2016년까지 10%였으나 2017년에는 7%로 축소됐다. 2018년에는 5%, 2019년 이후에는 3%로 더 줄어들 예정이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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