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근로자간 최저시급 최대 40% 격차"

한경연 '최저임금 개정' 검토의견

약정휴일 많은 대기업 임금 올라

중기와 차이 벌어져 형평성 훼손

"실제 일한 시간만 지급해야" 강조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수정안이 시행되면 일한 시간당 최저임금의 격차가 40%(8,350원~1만1,661원, 2019년 기준)까지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약정휴일이 많은 대기업 근로자의 경우 추가 임금인상을 받아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확대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고용부에 제출했다. 정부 개정안은 최저임금 시급 산정 시 ‘실제 일한’ 시간과 수당에 ‘법정주휴’ 관련 수당과 시간은 더하되 ‘약정휴일’ 관련 수당과 임금은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 만큼 한경연은 최저임금은 현행 시행령대로 ‘실제 일한 시간’에 한정하고 약정휴일 수당을 포함해야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최저수준 보장 및 생활안정이라는 최저임금법의 목적과 취지에 맞는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특히 이대로면 한 사업장에서 주 15시간 이상 근로했는지 여부, 사업장별로 약정휴일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등에 따라 근로자가 받는 최저임금이 크게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는 법정 주휴수당이 없어 1시간 일하면 최저시급 8,350원(2019년 기준)만 받는다. 반면 법적 주휴수당과 약정휴일수당을 1일씩 받는 기업의 근로자는 1시간 일하면 최저시급보다 39.7% 높은 1만1,661원을 받는다. 무려 40%의 격차가 발생해 근로자 간 형평성이 훼손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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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휴일이 많은 대기업 근로자가 수혜를 입어 대·중소기업 근로자 간 임금 차이가 더 벌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시행령 개정안을 적용하면 약정휴일이 많은 대기업 근로자 중 일부는 시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해 법을 위반하게 된다. 실제 한경연이 최근 대기업 108개사를 대상으로 유급휴일 수를 조사한 결과 △1일(법정주휴일 1일) 52.8% △1일 초과∼2일 미만(약정휴일 0일 초과~1일 미만) 13.9% △2일 이상(약정휴일 1일 이상) 33.3%로 조사됐다. 특히 ‘2일 이상’ 기업은 모두 노조가 있어 약정휴일 관련 임금체계 개편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연은 유노조 대기업은 정기상여금 등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시행령이 개정되면 임금총액이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아도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최저임금은 현행대로 ‘실제 일한 시간’에 대해서만 지급해야 한다”며 “개정안 대로라면 산업 현장에서 ‘최저임금 추가 인상 효과’를 가져와 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기업의 3분의1은 1주당 약정휴일이 1일”이라며 “약정휴일이 많은 대기업·고임금 근로자 중 일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의 혜택을 받아 임금이 오르기 때문에 대·중소기업의 임금 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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