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주목되는 김정은 신년사...제재완화 및 단계적 비핵화 내새울 듯

■김정은 내일 신년사, 무슨 내용 담을까

서울답방 약속이행 여부도 관심

'우리민족끼리' 강조하며 경협 촉구

자력갱생을 통한 내부결속 언급할 수도

미중정상 통화, 비핵화 공조 탄력받을까

올해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여 의지를 밝힌 것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전기가 됐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분기점으로 무르익은 남북 간 화해 모드는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시작된 비핵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하다 연말 들어 다시 지독한 교착상태에 빠졌다.

김 위원장이 북미협상 교착 국면에서 내놓을 내년 신년사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약 3개월에 걸쳐 준비한 신년사를 1월1일 내놓고 이를 통해 한 해 국정을 운영한다.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표되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앞으로 진행될 비핵화 협상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중 정상은 지난 29일 전화통화를 갖고 무역 휴전 후속조치뿐 아니라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핵 무력 완성’을 명분 삼아 남북 화해 제스처를 보인 김 위원장은 내년 신년사에서는 북미정상회담 합의사항의 단계적·동시적 이행과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있다’고 언급한 올해처럼 미국을 자극하는 표현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북제재에 강건한 미국에 대한 불만과 북한이 취한 비핵화 조치를 부풀리는 방식 등을 통해 미국을 압박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남한에 대해서는 ‘서울 답방’ 등과 관련한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되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며 남북경협 재개 등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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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 메시지로 주민 단속과 내부 결속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대북제재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외부의 도움 없이도 북한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핵 무력 강화 등 급격한 강경 노선으로의 변화는 없겠으나 협상의 판을 흔드는 의외의 메시지를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진전시킬 추가적인 약속을 내놓는다면 북미협상의 새로운 모멘텀이 되겠지만 미국에 대한 불신에 팽배한 신년사가 나올 경우 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은 더욱 암울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가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목전에 두고 진행됐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외교가의 분석이다. ‘무역 휴전’을 계기로 미중 간 대북 공조체계가 다시 복원되는 모양새로 읽히기 때문이다. 안팎으로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미 간 대화를 다시 진척시키기 위해 시 주석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날 통화에서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전달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어떤 의상을 입을지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조선중앙TV 등에 송출하면서 매년 육성으로 신년사를 낭독해왔다. 김 위원장은 올해 마오쩌둥 스타일의 인민복 대신 은회색 계열의 양복과 넥타이를 매고 나와 북한 최고지도자의 이미지 개선에 공을 들였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월 오전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월 오전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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