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기술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지난 6년 사이 유럽에서 출원된 자율주행차 관련 특허 수가 4배 규모로 늘었다. 특히 이 기간 가장 많은 자율주행차 특허를 출원한 기업은 삼성으로, 삼성을 비롯해 상위 기업 대부분이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유럽특허청(EPO)이 최근 발간한 ‘특허와 자율주행차’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유럽 내 출원된 자율주행 관련 특허 수는 총 3,998건으로 2011년(922건) 대비 3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른 기술 관련 특허 출원 건수가 16%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배를 웃도는 성장세다. 지난 10년간 유럽특허청을 통한 자율주행차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총 1만8,000건이다. 연도별 출원 현황을 보면 2012년 1,121건으로 처음 1,000건 대를 넘은데 이어 2015년 2,603건, 2016년 3,173건, 2017년 3,998건으로 증가세가 가속됐다.
특히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보다 전자 및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특허 출원이 훨씬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17년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기업은 삼성으로 624건을 기록했다. 2위는 인텔로 590건이었고 퀄컴 361건, LG 348건, 보쉬 34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위권 기업 중 자동차 관련 업체는 보쉬(5위)와 도요타(6위), 콘티넨탈(10위) 등 3곳에 그쳤다. 25위권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볼보(13위), 아우디(17위), 혼다(20위), 닛산(25위)이 추가돼 7곳에 불과했다.
국가별 특허 출원 현황을 보면 유럽(37.2%)과 미국(33.7%) 기업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7%로 중국(3%)은 앞질렀지만 일본(13%)에는 뒤처졌다.
한편 미국에서는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일본 특허분석 회사 페이턴트 리절트(Patent Result)가 지난 9월 내놓은 미국 내 자율주행 기술 특허 경쟁력 조사 결과를 보면, 1위인 구글 계열 웨이모를 제외하고 도요타, GM, 포드, 닛산 등 완성차업체들이 5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국내의 경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조사 결과 2008∼2017년 자율주행차 관련 특허 출원은 현대차가 98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현대모비스(686건), 만도(564건), LG전자(293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238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