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金탄 된 연탄, 빈곤층 어떡하나"...시위 나선 연탄은행

한달간 靑 릴레이 시위 돌입

허기복 연탄은행전국협의회장이 31일 서울 청와대 앞에서 연탄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협의회는 앞으로 한 달간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서종갑기자허기복 연탄은행전국협의회장이 31일 서울 청와대 앞에서 연탄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협의회는 앞으로 한 달간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서종갑기자



“어르신들의 ‘연탄이 금탄이 됐다’는 하소연을 대신 전하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진 31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허기복 연탄은행전국협의회장이 1인 시위에 나섰다. 빠르게 오른 연탄값 때문이다. 이날부터 전국 31개 연탄은행 전국협의회는 정부를 상대로 ‘연탄이 금탄이 되고 있어요. 막아주세요’라는 주제로 한 달간 릴레이 시위를 시작했다. 공청회 한 번 없이 기습적으로 연탄값을 올린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정부의 연탄값 인상이 소외계층을 배려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회장은 “정부는 지난해까지 연탄값 인상 전에 고지를 해 소외계층이 미리 대비할 시간을 줬다”면서 “올해는 밀실에서 가격 인상을 결정하고 연말에 기습 고시해 소외계층의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가격 인상으로 연탄 후원이 줄어든데다 부족한 연탄을 사기 위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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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월23일 연탄 소비자가격을 장당 660원에서 765원으로 19.6% 올렸다. 연탄값은 최근 3년간 장당 300원 올라 소비자가격이 800원대에 진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저소득층 연탄 쿠폰을 가구당 40만원가량 지급해 가격 인상분을 상쇄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허 회장은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한 가구당 쓰는 연탄이 대략 1,050장에 달한다”며 “쿠폰을 지급해도 연탄을 충분히 사지 못해 추위에 떠는 소외계층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노년층은 연탄 쿠폰이 와도 사용법을 몰라 묵혀두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어르신들이 보낸 편지가 31일 청와대 앞에 놓여 있다./서종갑기자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어르신들이 보낸 편지가 31일 청와대 앞에 놓여 있다./서종갑기자


이들은 13일 청와대 게시판에 연탄 가격 인상 철회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꼽히는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의 한 주민도 “없는 서민들은 연탄이라도 때야 추위를 이기고 겨울을 날 수 있다”며 연탄값 인상을 반대하는 손편지를 연탄은행에 보내왔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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