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민심을 읽지 못한 정책추진으로 국민의 분열을 겪은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올해 신년사에서 일제히 ‘단합’을 호소하며 내부 결속에 나섰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월3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신년사에서 “2019년에는 차이를 넘어 함께 전진하자”며 정부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메이 총리는 당초 지난달로 예정됐던 의회 표결에서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될 것으로 보이자 표결을 이달 14일로 연기했다. 표결 직전까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양보안을 이끌어내 반대파 설득에 주력할 계획이지만 의회에서 승인될 가능성이 낮아 결국 오는 3월 아무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유류세 인상정책이 촉발한 일명 ‘노란 조끼’ 시위로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국민 화합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프랑스는 서로 지지하는 나라”라며 “국민들이 느끼는 무력감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전역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유류세 인상과 부유세 축소정책에 불만을 가진 수십만 명이 노란 조끼를 입고 7주간 대규모 반정부시위를 벌였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 개혁에 따른) 효과는 즉각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조바심이 든다고 해서 (개혁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해 ‘마크롱식 개혁’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연금개혁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텔레비전 연설에서 “우리는 한팀이 돼야 한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발표한 연금지급 개시 연령 상향 등으로 역풍을 맞아 한때 80%에 달했던 지지율이 60%대까지 떨어졌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와 기술·의료 분야 등에서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성공은 함께 할 때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신년사에서 현재의 헤이세이 대신 새 연호를 사용하게 되는 점을 거론하며 “새해는 일본의 내일을 열어가는 한 해로 만들 것이며 그 선두에 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남은 임기에 몸과 마음을 다해 남은 과제에 도전해나가겠다”고 밝혀 그가 정치적 과업으로 꼽는 개헌에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