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신년사에서 올해 금융권 경영환경에 대한 강한 위기감을 나타냈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제 하강, 가계부채 뇌관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의 대내외적인 위험요인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구조 재편, 글로벌 자본규제 및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추세 등이 전방위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회장은 “올해도 강력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한은 기준금리가 인상돼도 순이자마진(NIM)의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휴·폐업이 늘어나면서 대손충당금은 더 증가될 것이고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 축소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김 회장은 위기의 순간, 필요한 것이 바로 ‘새로운 도전’이라며 글로벌 및 디지털 분야에서의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코닥과 노키아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몰락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핀테크 기업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전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 회장은 “은행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주특기 영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그리고 혁신성장 부문을 집중 육성해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리스크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부실우려 자산 감축과 모니터링 강화 등 선제적인 여신 관리를 당부했다.
김광수 회장은 신년사에서 ‘중용’ 예기편의 ‘사변독행(思辯篤行)’을 인용하며 “체질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중요한 수익센터인 은행과 증권은 자산과 부채, 고객, 상품 등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고 사업 부문별 역량을 균형 있게 업그레이드해 내실화와 함께 경영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어느 한 해 녹록한 경영여건은 없었지만 다른 때와는 달리 올 한 해는 유례없이 혹독하리라 예견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