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신년 특별인터뷰] "경기 둔화되지만..중산층 확장서 지속성장 디딤돌 찾아야"

■ 빌 포드 제너럴애틀랜틱 회장

올 4차 산업혁명 가속..지정학적 리스크가 최대 복병

경기둔화 견딜 소비재 유망..韓 뷰티기업도 투자 검토

경제혁신·기업 성장 위해선 '기업가 정신' 가장 중요

정부 후원·격려 속 기업도 자본 파트너와 적극 협력을

빌 포드 제너럴애틀랜틱 회장/블룸버그빌 포드 제너럴애틀랜틱 회장/블룸버그



세계 금융의 중심인 월가에서 기업혁신의 대가로 유명한 빌 포드(57·사진) 제너럴애틀랜틱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세계 경제 둔화에도 ‘글로벌 중산층의 확장’에 주목하면 지속적인 기업성장의 디딤돌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80억달러(약 31조원) 이상의 자산을 성장하는 기업들에만 골라 투자하는 글로벌 사모펀드(PE)를 11년간 이끌어온 포드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무역전쟁이나 중동 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돌출할 가능성을 세계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꼽으면서도 “각국 정부가 효과적으로 정책을 관리하고 상호 협력해 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혁신동력은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디지털 전환’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돼 세계 경제가 평균 성장세를 능가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포드 회장은 또 경제혁신과 성장은 무엇보다 ‘기업가 정신’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면서 한국 정부가 기업인을 후원하고 격려하는 환경을 조성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올해 미국 경제와 증시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2019년에는 세계 경제 성장이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중동 문제나 브렉시트, 무역분쟁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고 금리 상승 추세, 투자심리의 혼조세 등이 더해져 증시의 변동성은 높을 것으로 본다. 글로벌 부채 증가도 증시에 불안정과 위험을 더하는 부분이다. 글로벌 혁신기업들이 상장할 경우 선택적 투자 기회가 있겠지만 시장 변동성이 완화되는 것을 지켜보며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

-올해 세계 경제의 큰 위험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들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각국 정부들은 주요 이슈와 정책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고 협력할 사안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혁신을 위한 노력과 이에 대한 기업가 정신이 충만하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돌출하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는 평균적인 성장세를 능가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투자자산 배분 관점에서 볼 때 올해 가장 유망한 시장이나 투자 대상은 무엇인가.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주식이나 원자재 등 위험자산의 수익률 목표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어 현금이 더욱 매력적이라고 본다. 다만 지난해 말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주요 증시가 크게 하락하고 장기 평균을 밑도는 거래량을 보인 만큼 주식 투자에 대한 다양한 기회도 살아 있다. 특히 건설적 경제 전망이 이어지는 주요 신흥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 좋은 실적을 냈던 PE들을 추려 투자에 나서는 것도 똑똑한 전략이 될 것이다.


-제너럴애틀랜틱이 최근 관심을 쏟고 있는 투자 테마는 어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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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기업 생태계에서의 기회는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중산층의 확장’이라는 두 가지 핵심 어젠다에 있다고 확신한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는 시점인 만큼 경기 순환을 견뎌낼 수 있는 대중적 소비재 사업에서 꾸준히 혁신을 지속해 성장동력을 갖춘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려고 한다.

-그렇다면 기업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은 경영진의 능력이다. 스티브 잡스가 죽은 지 7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애플을 그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지 않나. 다음은 사업 모델이다. 경기 사이클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 따져보면서 접근 가능한 시장 규모를 조사한다. 생산 제품이나 서비스 부가가치의 향후 잠재력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신생 및 초기 기업이라면 투자자와 기업의 협력이 중요한데 사업의 미래뿐 아니라 협업 방식을 놓고도 공유된 비전이 꼭 있어야 한다.

아울러 기업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가 정신을 키우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정부는 혁신 및 신기술을 육성하는 환경 조성에 관심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제너럴애틀랜틱은 30조원 이상을 전 세계 기업에 투자·운용하는 것으로 안다. 한국 기업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가.

△현재는 한국 회사에 투자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의 투자원칙에 맞으면서 (우리가) 전문성을 갖는 분야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한국 국부펀드와 자본펀딩에서는 협력을 하고 있다. 소비재, 특히 화장품 등 뷰티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계속 검토하고 있으며 아시아나 글로벌 수준에서 기존 산업을 대체할 만큼 혁신적인 기술력과 잠재력을 갖춘 기술기업이 있는지 찾고 있다.

-한국 기업이나 정부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비결을 조언한다면.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기업들이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실제 성장이 가능하도록 자본 확보 등 다양한 기회의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한국도 정책적으로 혁신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기업을 실제 격려하고 후원하는 수준인지는 모르겠다.

또 기업에는 실력 있는 PE들을 찾아서 제휴하고 투자 및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국 기업들은 PE와의 협력 경험이 적은데, 상당한 성장 기회가 있다.

PE가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고 많은 보수를 받으려 하는 데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있지만 우리는 자본 파트너와 투자기업 경영진들과의 협력을 통해 산업을 변화시키고, 성장을 촉진하고 세계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술과 혁신을 확산시키는 것이 임무라고 믿는다. 어떤 PE도 자기의 이득만 챙기려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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