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명수 "법원 내홍은 다양한 목소리 덕분… 檢수사로 사법부 민낯 공개해야"

시무식서 '부동이화(不同而和)' 강조

김명수 대법원장. /사진제공=대법원김명수 대법원장. /사진제공=대법원



김명수 대법원장이 최근 동료 법관의 ‘재판거래’ 연루 판사 탄핵 촉구와 사법개혁안 등으로 법원 내 갈등이 격화되는 점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바람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재판거래 관련 검찰 수사는 불가피하며 이를 통해 사법부 민낯을 공개하고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자고 주장했다.

김 대법원장은 2일 서울 서초동 대강당에서 열린 대법원 시무식에서 ‘화합하면서도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고사성어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이를 응용한 ‘서로 다르지만 그럼에도 화합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의 부동이화(不同而和)를 강조했다. 최근 재판거래 의혹과 법원 자체 사법개혁안을 둘러싼 법원 내홍을 당연한 현상으로 설명하기 위해 택한 단어였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법원 가족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를 두고 법원 내에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는 당연하고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억압하는 문화가 지금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갈등의 진정한 해소는 참여를 통한 소통에 있다”고 역설했다. 지금의 법원 내홍은 다양한 목소리를 억눌렀던 양승태 사법부 등 과거 문제에서 비롯됐으며 내부 의견을 경청하는 자신의 행보는 정당하다는 평가였다.


김 대법원장은 재판거래 검찰 수사와 관련 재판 결과도 겸허히 받아들이자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봄에 발표됐던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는 법관 스스로 재판의 독립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국민 모두에게 크나큰 충격이었다”며 “우리가 현재 겪는 어려움은 외부의 간섭 없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려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나는 사법부의 민낯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고 그 결과에 대한 평가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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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법원장은 이와 함께 올해 자신이 추진할 주요 개혁 방안을 소개했다. 우선 법원행정처 폐지와 ‘사법행정회의’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법원행정처의 비법관화를 단계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고심 제도 개선, 법관 임용방식 개선, ‘경력 대등 재판부’ 도입, 판결서 공개 범위 확대 등도 핵심 추진 사항으로 꼽았다.

김 대법원장은 “충실한 재판을 위해선 ‘처리’가 아닌 ‘해결’ 중심의 재판이 돼야 한다”며 “법원 구성원들이 일과 가정, 일과 생활을 조화롭게 양립해 나갈 수 있는 데 필요한 개선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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