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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첫 여성 테스트파일럿에 정다정

여성 최초로 개발시험비행조종사에 선발된 정다정 소령이 사천기지에서 FA-50 항공기를 배경으로 신년 각오를 다지고 있다./사진제공=공군여성 최초로 개발시험비행조종사에 선발된 정다정 소령이 사천기지에서 FA-50 항공기를 배경으로 신년 각오를 다지고 있다./사진제공=공군



신형 항공기를 시험 조종하는 ‘테스트 파일럿’에 여군 조종사가 처음으로 뽑혔다. 주인공은 정다정 소령(진급 예정·사진). 공군은 52시험평가전대(52전대) 제281시험비행대대에서 진행된 ‘2019년 개발시험비행 교육과정’에서 여군인 정 소령을 선발했다고 2일 밝혔다. 정 소령은 최초의 여군 테스트 조종사(파일럿)로 활약하게 된다.

개발시험비행(테스트) 조종사는 연구개발(R&D) 중이거나 새로 개발한 항공기에 탑승해 최악의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항공기가 견딜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고난도의 임무를 수행한다. 오는 2021년 시제 1호기가 나올 한국형 전투기(KF-X) 등 신규 개발 항공기를 몰게 된다. KF-X는 2021년 상반기 시제 1호기 출고에 이어 2022년 하반기 첫 비행시험을 거쳐 2026년까지 개발된다.


공군은 선발된 테스트 조종사들이 KF-X 사업이 본격화하는 2022년부터 KF-X 개발시험비행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스트 조종사는 전투기뿐 아니라 무장·레이더 등과 같은 모든 항공무기체계가 상용·전력화하기 전에 성능과 안전성을 시험하고 평가하는 임무도 맡게 된다. 정 소령은 “‘우리가 처음이다’라는 대대구호처럼 처음으로 다양한 항공기와 여러 장비·무장을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개발시험비행 조종사의 꿈을 꾸게 됐다”며 “국내 최초의 여성 개발시험비행 조종사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나라 최초의 전투기인 KF-X 개발 등 다양한 시험비행 임무를 수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발시험비행의 목적이 항공기의 결함을 찾아 보완하는 것이어서 테스트 조종사는 공중에서 일부러 엔진을 끄고 다시 켜는 비행이나 항공기를 의도적으로 조종 불능 상태에 빠뜨린 후 회복 특성을 파악하는 비행 등 비정상적인 상황을 만들어 비행한다.


공군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까다로운 비행을 반복적으로 하기 때문에 개발시험비행 교육과정에는 비행시간 700시간 이상 등의 자격 요건을 갖춘 정예 조종사만이 지원할 수 있다”며 “풍부한 비행경험에 더해 학술능력과 강인한 정신력, 체력까지 모두 겸비한 지원자 가운데 우수 인원을 엄선한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지난 1990년부터 개발시험비행 조종사를 선발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총 42명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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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소령은 2005년 공사 57기로 입학해 4년간의 생도 생활을 마치고 2009년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비행훈련 과정을 거쳐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 전투 조종사로 2010년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주기종 비행시간 800여시간을 포함해 1,000여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한 정 소령은 전투 조종사로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하던 중 공사 시절 전대장(생도 자치기구의 리더) 생도를 맡았던 경험을 떠올리며 후배 장교 양성에 기여하고자 훈육관 근무를 자원해 2017년부터 2년간 사관학교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전투 조종사 생활 중에도 새로운 항공기와 무기체계를 시험하는 개발시험비행에 매력을 느껴온 정 소령은 2년여간의 훈육관 근무 후 고민 끝에 개발시험비행 교육과정에 도전해 공군 최초의 여성 테스트 조종사 교육과정에 선발됐다. 정 소령을 비롯해 이번에 선발된 개발시험비행 조종사인 이철수 소령(진급예정), 우홍균 대위 등 총 3명의 교육요원은 앞으로 46주간의 이론·실습 교육으로 개발시험비행 조종사 자격(X-1)을 취득하게 되며 미국과 캐나다 시험비행학교에서 진행되는 보수교육으로 전문 기량을 높일 예정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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