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신년 특별인터뷰] 앤디 김 "당파 떠나 트럼프정부와 협력...한반도 평화 위해 힘 보탤 것"

■앤디 김 美연방 하원의원

북핵 문제 복잡성 잘 알아...전문가들과 정책·전략 논의

이민사회 영향력 확대·문제점 개선, 정치가 유일한 해법

250만 한국교민 목소리 적극 대변...청년들 멘토 역할도

앤디 김 미국 연방하원의원앤디 김 미국 연방하원의원



3일 개원하는 미국 연방 하원에 한국계로는 20년 만에 입성한 앤디 김(36) 민주당 하원의원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싶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트럼프 정부와도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백인이 다수인 동부 뉴저지 지역구에서 30대의 젊음을 밑천 삼아 극적인 승리를 거둔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새로운 표본이자 미주 한인사회의 최고 기대주로 부상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세계 정치·외교의 수도인 워싱턴DC 의사당 입성으로 미국 내 250만 교민들의 정치 채널이자 한국 정부의 든든한 우군으로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김 의원이 그의 지역구인 뉴저지주의 빌라 아말피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나 그가 걸어온 길과 정치인으로서 포부 등을 밝혔다. 그는 지난 선거 당시 뉴저지주 전역의 동포들이 선거운동을 돕고 후원해준 데 감동을 받았다면서 “워싱턴에서 한국계 이민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삶이 정치를 통해 변화하고 개선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적극 찾아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에 몸담았던 김 의원은 반(反)트럼프 바람을 타고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신승을 거뒀지만 시종일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가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2017년 8월 주뉴욕총영사관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기자와 처음 만났을 당시 “트럼프의 정책들이 미국 건국의 토대를 흔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던 것과 달리 그는 “당파적이지 않은 정치인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트럼프 정부와 협력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할 의향이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이러한 태도 변화는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에 대한 그의 지대한 관심과도 맞닿아 있다. 김 의원은 “NSC 경험을 통해 북핵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잘 알고 있다”며 “북핵 해결에 생산적인 역할을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정치 문제는 제쳐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같은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간 정치적 대립과는 별개로 북핵을 비롯한 외교·안보 사안을 다루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북 정책에 있어 트럼프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접근 방식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면서 “전문가들과 좀 더 집중적으로 논의해 올바른 정책과 전략에 대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문제점들이 있으면 짚고 가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북한 비핵화는 한반도와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이라며 거듭 의미를 부여했다.


시의원은 물론 주(州) 상하원을 건너뛰고 단숨에 중앙 정계에 진출한 김 의원에게 정치인으로서의 꿈을 묻자 “지역 주민들에게 100%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최고의 대표가 되는 것”이라는 소박한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당시 그는 공화당 현역 의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후보를 상대로 자금과 조직 등에서 힘겨운 싸움을 했지만 건강보험이나 일자리, 교육, 편의시설 확충 등 생활현안으로 바닥 표를 끌어모아 득표율 차 1%포인트 이내의 역전승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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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하원 상임위로 군사위원회를 지원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안보 전문가로 북핵 문제에 적극 관여하려는 의지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실은 지역구 활동을 잘하려는 의도가 크다. 그는 “지역구에 군기지가 있는데 고용과 경제활동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군사위에서 지역 내 군 기지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새로 시작되는 워싱턴 중앙 정계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백악관에서 2~3년 근무하며 엿보기는 했지만 허무한 것들이 많다”고 거리를 두며 “지금 최우선 과제는 지역 유권자들을 더 많이 만나고 그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오늘의 승리는 내게 결승선이 아니라 출발선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역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계 의원으로서 미국 내 한인사회의 영향력을 키우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의원은 “한국계 이민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치를 통해서”라며 “워싱턴에서 필요한 정치적 목소리는 나를 통해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꿈은 한국계 미국인의 꿈이기도 하고 미국의 성공 스토리는 한국계 미국인의 성공 스토리이기도 하다”면서 “전국에 걸쳐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확실히 할 필요가 있는데 그러려면 한인들이 우리들의 이민사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지역구 공립학교에서 받은 양질의 교육을 바탕으로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본인의 경험을 담담히 유권자들에게 설명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몇 년 전 한국을 찾았지만 “자세한 기억은 없고 ‘아름다운 곳’이었다는 느낌만 있다”는 김 의원은 보좌관 구성이나 지역 사무실 운영 등 의정활동의 기초들이 다져지면 한국 방문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김 의원은 다만 “아직 한국의 정치인들을 접촉하거나 만나볼 생각은 없다”고 했다.

20년 만에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주목을 받는 그는 “더 많은 한인이 공직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계 청년들이 정치·경제나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미국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원한다면 그들의 멘토가 돼줄 것”이라고 말했다. /뉴저지=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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